'아, 장사하자∼먹고살자∼ 오늘도 방실방실 밝은 대한민국의 하늘∼.' 하찌와 TJ라는 그룹이 부른 '장사하자'라는 노래다. 노래는 흥겹지만 장사는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다. 장사가 잘되는 상권이란 곳도 자영업자들을 울리기 일쑤다. 장사가 잘되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거꾸로 쫓겨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건물주가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 하기 때문이다.
부산 광복로는 최근 상권이 되살아나 최소한 겉으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노래를 불러야 할 이곳의 토박이 가게들은 울상이다. 처음엔 상권이 살아났다고 좋아라하던 사람들이 관광객이 몰려들고 손님이 줄을 서면서 '어, 어? 억?'하고 비명을 지른다는 것. 천정부지로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이곳의 20평짜리 목 좋은 점포는 전세 2억 원에 월세 1200만 원 정도다. 권리금은 무려 2억~4억 원이라고. 웬만한 가게의 한 해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이러니 어떻게 '억' 소리가 나지 않겠는가. 광복로의 400여 개 매장 가운데 토박이 가게가 10년 전엔 80%였는데, 지금은 10%밖에 안 된다고 한다. 상권 활성화의 대가치고는 가혹하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는 창원공단 영향으로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소문이 났던 곳. 월 순이익 1억 원이 넘는 '1억 클럽'이 있다고 했을 정도다. 자영업자들에게 꿈의 동네로 통하던 이곳도 요즘 비명이 터진다고. 한 조사를 보면 상남동 상업지구에서 5년 이상 장사를 한 업체는 36%에 불과했다. 잘나간다는 곳이 실상은 외화내빈이다.
국내 자영업자가 600만 명에 이르지만 한해 90만 명 정도가 폐업한다. 하루에 약 2500곳이 짐을 싼다는 얘기. 이들의 눈물과 한숨을 생각하면 '장사하자~'는 말이 무서워지기까지 한다.
상권이 좋다고, 되살아난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상권의 역설이다. 상권이 좋으면 좋은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함정이 있다. 퇴직자 등 '순진한' 자영업자들이 상권 생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장사하기는 어려운 일.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지만 업종 경기와 트렌드를 좇다 보면 피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버티는 것은 자본이다. '임대업 불패'란 말은 씁쓰레하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얼마 전 한 공영방송에서 '임대업이 꿈인 나라'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든 적 있다. 우리나라 희망직업 1위가 임대업이란다. 초등학생도 장래 꿈을 '임대업'이라 쓰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상권을 팔아 자본이 배를 채우고 토박이 가게 등 자영업자들이 쫓겨나는 현실을 정상이라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