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사이비 을이 갑질하는 세상 /최원열

불량 국회의원들, 취업청탁 등 갑질

국민에 감동주고 대한민국 미래 열 카터같은 인물 고대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30대 부산청년의 자살 소식을 접한 이후 착잡한 마음이 추스러지질 않는다. 단순 자살이야 뉴스감도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사연이 짠하게 심금을 울린다. 지역명문대를 나와 보란듯이 사회에 나섰지만 낙방의 연속이었다. 입사에 연거푸 실패한 뒤 공무원 시험으로 눈을 돌렸지만 마찬가지. 가족을 대할 면목이 없어 그는 '상상 속 현실'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시험에 합격했다고 선한(?) 거짓말을 시작한다. 임용 적체를 핑계삼아 놀다, 주민센터에 다닌다고 둘러댔다. 거짓이 거짓을 낳으며 눈덩이처럼 부풀려졌다. 하지만 낌새가 드러나자 자책과 압박에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이야말로 명백한 청년고독사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무슨 고독사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같은 둥지에 있으되 그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철저한 외톨이였다. 그가 '벼랑끝 선택'을 한 극도의 불안 심리를 어찌 알 수 있으랴. 대화는커녕 위로도 받지 못한 채 나홀로 세계에 갇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했을 그 심정을. 졸업식이 실업식이 되고, 청년 난민이 돼야 하는 고장난 우리 사회의 처절하고도 우울한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미래가 어둡다고 판단하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심리학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은 대표적인 사례로 자살과 도박을 꼽는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는 한국 미래에 짙게 드리운 어둠이다. 요즘은 여기에 내집 마련과 인간 관계, 꿈, 직장까지 더해 칠포세대로 불린다. 도미노의 시작은 취업이다. 이게 좌절되면서 인생 전체가 뒤틀려버린다. 생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희망의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에서 존재 가치는 의미가 없다. 청춘예찬은커녕 청춘절벽으로 시작하니 무슨 미련이 있을까.

상황이 이토록 절박한데 청년백수들의 염장을 지르는 추악한 갑질이 난무한다.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침이 마르도록 외쳐대는 국민의 공복 국회의원들이 장본인이다.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양심불량 정치인들은 자녀 취업청탁을 서슴지 않고 해댄다. "내 딸이 지원했는데…(그렇다고 봐주지는 마)", "최종 발표 전에 합격자를 미리 알려달라고 했을 뿐이다", "실력이 되면 들여다봐 달라." 그리곤 맹세코 청탁을 한 게 아니라며 정치생명을 걸겠단다. 그걸 믿으라고? 소가 웃을 일이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 안했다는 말과 다를 게 뭐있나.

그런 의원이 을지키기 단식까지 했다. 갑의 횡포를 근절하고,을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며. 농수산위 소속이면서 버젓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쌀을 출시한 여성의원도 있다. 청년 고용을 목청껏 외치더니 입법보조원에게 무급 '열정페이'를 내건 경우는 또 어떤가. 그러지 말고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나서 열정페이로 조국에 봉사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그뿐만 아니다. 노래 한 곡 부르면 예산 100억 원을 배정해주겠다고 한 의원의 슈퍼갑질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뇌물 수수와 성폭행 등등 온갖 몹쓸 짓을 다한다. 참으로 불량한 '사이비 을'들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한 심포지엄에서 말했다. 자녀들에 대해 뼈에 사무치도록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틀린 말은 아니나 순서가 잘못됐다. 먼저 국회의원들에게 올바른 정치인 정신을 '뼈저리게' 가르쳐야 한다. 사이비 을이 난장판을 치고 있는데 자식 탓이나 해서야 말이 안 된다.

막스 베버는 정치인의 삶을 두 부류로 나눴다. 정치를 위해 사는 것과 정치에 의존해 사는 방식. 후자가 문제다. 이들은 소명의식도 없이 눈앞의 이익을 취하느라 정치판을 더럽히는 존재다. 이익의 사유화로 손실의 사회화를 꾀하는 해충들이다. 베버가 정치인의 자질로 꼽은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균형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들에게 신념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자체가 무리다. 그들의 행태는 비도덕적이고 비민주적이며, 반사회적이다. 기회균등의 차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일갈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립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암이 전이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그가 보여준 자세는 의연했고 감동적이었다. 그는 "4년 임기를 더 맡는 것과 카터센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두말없이 카터센터를 고르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멋진 인생 고별인사는 정치 거인의 풍모와 품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정치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준 귀감이었다.

사이비 을이 진정 '정치를 위한' 삶을 살 때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4대 개혁과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은 양심이 살아야 가능하다. 명예는 밖에 나타난 양심이며, 양심은 안에 잠기는 명예임을 왜 모르는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