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동남권 신공항이 나라 망친다 /박창희

벼랑 끝 선택 강요, '악마의 진통' 안겨

합리적 토론 소통 실종…더 큰 것 잃고 있어

  • 대기자 chpark@kookje.co.kr
  •  |   입력 : 2016-06-12 18:47:33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가덕도냐 밀양이냐. PK(부산·경남)냐 TK(대구·경북)냐.

다시 악마의 진통이 시작됐다. 동남권(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발표가 임박하면서 영남이 요동치고 있다. 이해가 걸린 광역 지자체장들은 오로지 '우리 지역으로'를 외친다. 사생결단이다. 구도는 '4(대구·경북·경남·울산) 대 1(부산)'이다. 세 불리를 의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일찌감치 '시장직'을 걸었다.

중간지대는 없다. 합리적 토론이나 대안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지역이익을 위한 소지역주의가 영웅심리를 부추긴다. 정치권은 정치공학적 셈법, 표 계산에 몰두해 있다. 토건세력들은 천문학적 예산에 빨대 꽂을 궁리만 한다. 가덕도냐 밀양이냐, 오로지 양단간에 선택만 남았다. 선택은 벼랑 끝에 설 것을 강요한다. 올 오어 낫씽(all-or-nothing)이다.

신공항은 메가톤급 후폭풍을 부르는 뇌관이다. 어느 한 곳이 결정되는 순간, 탈락한 쪽은 자동폭발한다. 신공항이 어디로 결정되든 영남은 벼락처럼 두쪽으로 쪼개질 게 분명하다. 신공항에 모든 것을 걸고 유치전을 편 결과다. 누가 이런 프레임(틀)을 만들었는가. 나라 망조다.

영남은 이미 상처를 입고 있다. 대구와 부산의 지역언론들은 유리한 여론 조성에 올인하고 있다. 유리한 것은 취하고 불리한 것은 버린다. 이곳의 장점이 저곳의 약점으로 둔갑한다.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게 사실인지 헷갈린다.

용어부터 신경전이다. 부산은 '동남권 신공항', 대구는 '영남권(혹은 남부권) 신공항'이란 말을 쓴다. 명칭에 지역의 이해관계가 반영돼 있다. 지난 8일 자 본지 사설은 '짜맞추기식 불공정 용역이 불복선언 부른다'라고 썼지만, 대구 매일신문은 '정부는 부산의 불복 움직임에 추호도 흔들리지 말아야'라고 정반대로 썼다. 눈치 빠른 일부 중앙지는 양비론적 보도를 하며 신공항 무용론 또는 백지화 가능성을 흘린다.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표 계산에 분주하다. 공항 후보지 인근 지자체별 인구수를 보면 가덕도 찬성 쪽은 부산 340만, 양산 김해 창원시 일부지역 60만을 더해 400만 내외. 밀양 찬성 쪽은 대구 240만, 경북 250만, 울산 110만, 경남 기타 250만 해서 약 850만 명이다. 청와대와 여권이 어디를 먼저 보겠는가.

부산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건 이것만이 아니다. 정부 여당의 포스트와 국토부의 항공정책 결정 라인을 TK가 장악하고 있다. 서병수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며 경고를 날렸지만 국토부는 꿈쩍도 않는다. 신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걸고 표몰이를 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은 뭘까. 새누리당을 잃어도 'TK 친박'은 지키겠다는 게 지난 총선의 결과 아니었나.

PK는 최근 청와대와 국회 포스트에서도 모두 밀려났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10명 중 TK 출신이 6명인데 PK 출신은 이제 한 명도 없다. 게다가 PK 정치권은 서병수 시장과 홍준표 경남지사의 갈등에서 보듯, P(부산)와 K(경남)까지 쪼개진 형국이다.

PK와 TK, PK 내의 분열은 곧 영남권 분열을 뜻한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발화된 신공항 갈등은 이처럼 영남을 갈갈이 찢어놓고 있다. 그것도 5년을 주기로 두 번이나 똑같은 형태로.

영남 갈등은 국론분열이다. 갈등은 분열을 낳고 분열은 불통을 낳는다. 국론분열 상태에서 21세기 새로운 하늘을 열 신공항이 가능하겠는가.

악마의 진통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정치공학적 판세가 밀양 쪽으로 기울면서 부산은 초비상 국면이다. 불공정, 음모, 불복, 정권 심판, 민란 같은 극단적 단어가 난무한다. 자칫 잘못하면 부산은 이미 갖고 있는 김해 국제공항마저 잃을 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판을 깨고 독자추진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갤럽'의 6월 둘째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31%, PK지역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12%포인트나 급락했다. 신공항 갈등에 따른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주 부산녹색당은 색다른 목소리로 논평을 냈다. 논평은 "토건 마피아의 앞잡이가 된 소지역 정치세력이 합리적 토론과 대안적인 정책 논의 없이 오로지 자기 지역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소지역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생태파괴, 지역경제를 멍들게 하는 신공항 논의를 멈춰라"고 주장했다. 대세에서 비켜나 있는 견해지만, 귀담아 들을 부분이 있다.

신공항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토론과 대안적 정책 논의가 배제된 것은 참으로 뼈아픈 부분이다. 부산이 제시한 '대구 K2비행장 이전 지원'이란 상생카드를 대구가 본체만체한 것도 아쉬움이다. 지역 내·지역 간 소통과 상생 협의는 어느 한 곳에 신공항을 유치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정치공학에 치여 우리가 신공항보다 더 큰 것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대기자 chpar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9. 9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가벗겨진 사우디
“난 짜장”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LCC 통합 때 약속한 부산 허브 구축, 정부가 이행하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무색, 제도적 미비점 보완 시급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