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야후코리아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충격이었다. 1997년 출범한 야후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에는 국내 포털업계에서 독보적 1위를 구가했다.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했다. 그랬던 야후코리아가 10년 만에 사업을 접고 한국을 떠난 것이다. 그 무렵 야후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0.76%였다.
야후는 검색엔진에 안주했다. SNS나 모바일웹과 같은 온라인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둔감했다. 그 결과 해외에서는 구글에 밀렸다. 한국에서도 대중적 이메일 서비스를 들고 나온 다음, 지식검색과 블로그 콘텐츠의 네이버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실패로부터 배운 변신에 있다. 라인은 2000년 10월 한게임재팬으로 출범했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했으나 야후 구글의 벽이 너무 높았다. 검색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던 중 스마트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라인을 2011년 6월 서둘러 내놓게 된다.
계기는 두 가지였다. 아이폰 출시로 인한 스마트폰 붐과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참사였다. 특히 후쿠시마 참사로 이재민 등 서로간의 안부를 묻는 수요가 급증해 라인 가입자가 폭증했다. 라인은 주로 전화나 이메일로 안부를 주고받던 일본에 새로운 차원의 간편 서비스였다.
라인은 네이버톡의 일본판이다. 네이버톡은 국내에서는 카톡에 상대가 안 됐다. 하지만 일본 시장은 카톡에 앞서 선점에 성공했다. 라인 이용자는 현재 전 세계 2억1840만 명에 이른다. 아직은 이용객이 일본과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도쿄증시 상장은 몰라도 뉴욕증시 상장은 시장의 반응이 관심사였다. 첫날 뉴욕시장은 성공이었다. 공모가격(32.84달러)보다 26.6% 오른 41.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튿날은 시종 약세 끝에 1.93달러(4.6%) 하락한 39.65달러에 마감했다.
네이버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진출을 꾀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대신 국내에서는 문어발 팽창으로 독과점 논란에 시달렸다. 라인의 상장은 네이버의 불명예를 씻을 기회다. 우리 IT기업의 세계화 가능성도 말해준다. 더구나 한국 기업의 무덤이라는 일본시장에서 성공했으니 더 의미가 있다. 일본 닌텐도사 '포켓몬 고'의 선풍적 인기에 부럽던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김찬석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