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한정후견 신격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하는 정례 어머니는 파산을 하고 만다. 이래저래 끌어다 쓴 빚이 눈덩이가 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물질적 파산이다. 정례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준 이 중에 김옥임이 있다. 정례 어머니와 초등학교부터 일본 유학까지 동창생이다. 개인적 치부를 위해 동창생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도 마다않는다. 정신적 파산이다. 염상섭의 1949년 작 '두 파산'의 내용이다.

예전 민법에서는 금치산, 한정치산, 파산이 세트로 취급됐다. 특히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파산자로 선고 받으면 죽음이다. 아무것도 못 한다. 국가시험 응시 자격조차 없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법원으로부터 한정후견 선고를 받았다. 신 회장의 입장에서 보자면 굴욕이다. 신격호가 누구인가. 1921년 울주 삼동면 둔기리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던 1940년 부산공립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가 와세다대 화공과를 졸업했다. 그 뒤 잠시 귀국했다가 다시 돈을 벌 욕심에 부관연락선의 밀항선에 몸을 싣고 일본으로 건너가 껌을 시작으로 오늘의 롯데를 일궜다.

신 회장은 우리나이로 올해 아흔여섯이다. 아직 경영 일선에 남아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신 회장과 비슷한 연배의 그룹 회장들은 벌써 타계했고, 3· 4세에게로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다.

신 회장이 이번에 법원으로부터 받은 한정후견은 예전의 한정치산(限定治産)과 흡사하다. 정신적 육체적 장애 때문에 자신의 재산을 자신이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는 처지가 돼 후견인을 둔다는 뜻이다. 당초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79) 씨가 청구한 것은 성년후견 지정이다. 예전의 금치산이다. 한정치산은 제한적으로나마 본인이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 있지만 금치산은 전혀 그럴 수 없다. 법원이 신 회장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준 것이다.

재벌총수가 한정후견, 성년후견의 청구 대상이 되는 것은 명예롭지 못한 일이다. 그 전에 경영 일선에서 깨끗이 물러났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다. 아들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 결국은 신 회장 본인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신 회장은 한정적이나마 자기결정권을 부여받았으되 정신적으로는 이미 파산이다. 두 아들 신동주, 신동빈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버지를 한정후견의 지경으로 이끌었으니 정신적 파산은 물론이요 롯데그룹을 흔들어대는 물질적 파산도 겸했다. 2016년판 '두 파산'이다.

김찬석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3. 3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4. 4[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5. 5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6. 6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7. 7[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8. 8'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9. 9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10. 10[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27> 경북 돼지 간바지
  1. 1與 ‘현역 물갈이’ 기류에도…일부 PK의원들 “난 아닐거야”
  2. 2“연동형 유지” vs “병립형 회귀” 선거제 개편 놓고 野는 딜레마
  3. 3민주, 이동관 위원장 등 3명 탄핵안 재발의
  4. 4尹 “종료휘슬 불 때까지 뛴 원팀…韓, 국제사회 많은 친구 얻었다”(종합)
  5. 5산은·고준위법 법안소위 안건 상정 불발
  6. 6與 ‘2+2 민생법협의체’ 제안에 “법사위부터 열어라” 野는 거부
  7. 7부산 뒤집기냐, 리야드 승리냐…외신도 뜨거운 관심(종합)
  8. 8北 “美백악관·펜타곤도 위성 촬영”…‘판문점 JSA 비무장화’ 폐기 수순
  9. 9'180표 중 145표'? '95표 대 67표'? 엑스포 최종 승자는…佛 매체도 관심
  10. 10동남권순환광역철 예타 면제 추진…사업 속도 낸다
  1. 1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좌동 재건축 기대감 들썩
  2. 2부산연구개발특구 5곳 추가 지정, 동·서부산 2개축 성장전략 ‘탄력’
  3. 3정부 "부산엑스포 실패했지만 국제협력 약속 그대로 이행"
  4. 4천연잔디 골프장, 양한방협진 서비스…호텔급 실버주택 뜬다
  5. 52030 엑스포 후보 3개국 최종 PT 종료…투표 절차 시작
  6. 6한국GM·기아·포르쉐 등 제작 결함으로 리콜(시정조치)
  7. 7ESG경영 앞장 콜핑, 폐어망서 친환경 섬유 뽑아낸다
  8. 8마음은 벌써 성탄 전야…유통·호텔가 ‘X-마스 마케팅’
  9. 910월 가계대출 금리 8개월 만에 5%대
  10. 10“엔데믹 맞춤관광 대책 절실” 부산시관광협회 포럼 개최
  1. 1부산은 최선 다했다…뜨거웠던 ‘K-원팀’ 여정
  2. 2낙동강 무인도에 수상한 중계기…150억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설치(종합)
  3. 3[속보]부산, 2030 엑스포 유치 실패
  4. 4[단독] 부산시 ‘통학로 개선 리빙랩’ 예산 80% 삭감
  5. 5'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월드컵 이어 엑스포까지 유치
  6. 6사립초 입학 전형에 영어면접까지? 부산교육청 감사 착수(종합)
  7. 7[속보]한덕수 총리 "엑스포 유치 실패 무거운 책임"
  8. 8“무채색 같던 중년여성 삶, 나전칠기 만나 반짝반짝 빛났죠”
  9. 9‘묻지마 폭행’ 의식불명인데 피의자 불구속 檢 송치 논란(종합)
  10. 10부울경 흐리고 건조…일부 지역 퇴근 때 빙판길 주의
  1. 1손아섭 은퇴선수가 뽑은 올해 최고 선수
  2. 2살아난 허웅, KCC 연패 사슬 끊었다
  3. 3주심 PK 선언에도 “아니다” 실토…골 욕심 많은 호날두의 양심선언
  4. 4세계랭킹 15위 신지애, 파리올림픽 조준
  5. 5황소의 돌진…시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6. 6불법 촬영혐의 황의조 축구대표팀 제외
  7. 7염종석 이후 31년째…롯데 신인왕 배출 내년엔 기필코!
  8. 8손캡 3골 모두 오프사이드…위기의 토트넘
  9. 9롯데의 2024년은 이미 시작됐다, 마무리캠프 현장 방문기[부산야구실록]
  10. 10류현진 30·40대 FA중 주목할 선수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차세대 해양정책리더 과정 통한 인재 발굴과 육성
최계락의 시동요 ‘꼬까신’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부산 스포츠 ‘마 함 해보입시더’
도청도설 [전체보기]
인요한의 설화
북항 친수공원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참새구이와 어묵
일본의 계단식 논과 덴피보시
사설 [전체보기]
‘2030’ 실패했지만 그 노력은 새 꿈의 씨앗
부산 도시·교통 인프라 구축 빈틈없기를
세상읽기 [전체보기]
노인빈곤, 국민연금 개혁과 정년연장이 답
날씨와 마음의 관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을숙도 갈숲이 전하는 말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제25회 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