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기본소득은 반대다. 나의 편협한 생각이다.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유무,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 등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최소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2010년대 들어 기술발달로 일자리 감소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자 더 주목받는다. 흔히 진보적 제도로 여긴다. 하지만 보수적인 제도가 될 수 있다. 실제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 ‘소득보장’이라는 정책으로 닉슨 전 대통령이 입법을 시도한 바 있다.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 참가했던 앤드루 양의 공약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주장하는 바람에 엉뚱한 발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대신 사회안전망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는 탓이다. 그래서 논란이다. 2016년 스위스가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제 도입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했다. 그 결과 76.9% 반대로 부결됐다. 내용은 모든 복지를 없애는 대신 전 국민에게 매월 2500스위스프랑(약 295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반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고 한다. 첫째는 비현실적이라 생각하는 부류이고, 둘째는 서민층은 기본소득을 받는 것보다 현 복지를 받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이런 식의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아직 기본적인 복지제도가 안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이니까 굶어 죽지 않고 살 권리는 보장하는, 그냥 얼마 줄 테니까 자꾸 우리한테 더는 귀찮게 하지 말라는 메시지예요. 기본소득을 아예 엄청 높게 책정해서 1억 원씩이나 주면 모를까, 자칫 복지제도 확대의 반대 근거가 될 수도 있어요”라고 우려했다.
요즘 기본소득이 우리 사회 화두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주장하면서다. 차기 대권 주자가 논쟁에 뛰어들어 더 뜨거워 지고 있다. 가장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 그에 관한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공개토론을 제안해 논쟁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찬성 48.6%, 반대 42.8%로 팽팽하다.
기본소득이 실현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아직 지구상에 도입된 예가 없으니까. 그러나 환영한다. 논란이 되고, 논쟁이 되는 자체만 해도 좋다. 앞으로 한 발 더 나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