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대통령이다.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 태생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877년 남북전쟁 이후 상원 의원으로 선출된 세 번째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란 기록도 있다. 2009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핵무기 확산에 대한 강력한 제재 정책을 발표한 공을 인정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국 역사상 인기 있는 대통령 가운데 한 명이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USA투데이와 갤럽이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될 정도였다. 여기에는 성장 환경이 순탄하지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한 스토리에다 진보적인 정책이 크게 작용했다. 그의 정치적 롤모델이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인 것도 이런 환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링컨은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미국 대통령이다. 물론 가장 큰 업적은 흑인 해방으로, 150년 훗날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오르는 기반이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서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기회를 더 부여한다는 게 핵심이다. 대표적인 게 의료보험 개혁, 동성결혼 합법화, 고소득자 증세 등이다. 이들 정책은 공화당과 보수층의 거센 반발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쿠바와 수교, 파리기후협약 가입 등 전 지구적인 문제에서도 업적을 보였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점도 대중적 인기에 한몫을 했다. 소박하면서 활발한 미셸 오바마의 내조 역시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에게는 한국식 공교육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등 친한 성향으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 그가 퇴임한 지 4년 가까이 지난 요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은 ‘오바마 데이’ ‘오바마감사데이’ 등으로 불렸다. 인터넷에는 ‘자비와 인류의 가치를 아는 진정한 리더, 진정한 대통령 버락 오바마’ ‘우리는 당신이 그립다’ 등의 글이 넘쳐났다. 이런 현상에는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 그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었다. ‘오바마 데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삼기 위한 것이었다. 국민 분노의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원인은 백인 경찰이 무력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하게 한 최근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표만 의식해 국민을 흑백으로 갈라놓는 강경 대처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유야 어쨌든 퇴임한 대통령이 재평가를 받는 모양새만큼은 좋아 보인다. 퇴임 후 한결같이 불행했던 우리의 대통령과 비교돼서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