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관련된 속담과 격언은 참 많다. 동서와 고금이 따로 없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이 씨가 된다’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 등등. 대체로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신중히 하라고 충고한다. 아예 ‘침묵은 금이다’는 말도 있다.
요즘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표현하기에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 공개돼 있고 확장성이 큰 데다, 기록으로 남는 탓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문제가 되기도 한다. ‘조국 사태’가 좋은 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오래전부터 SNS에 다양한 사회적 주제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고위 공직을 맡으면서 문제가 됐다. 자신의 삶과 맞지 않는 언행 불일치 논란을 빚었다. 결국 정치적인 곤경에 처했다. ‘조적조’란 말까지 생겼다.
세상 사는 이치는 그렇다. 자기 주장은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게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 특히 남의 가슴에 생채기 내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래서 일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면 칭찬받고 이기는 희한한 현상이 생긴다. 이해관계가 얽히고 복잡한 조직일수록 더 그런 일이 많다. 그렇다고 이치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이성으로만 살지 못한다. 대부분 감성이 먼저다. 어찌 보면 이게 더 인간미 있어 보인다. 물론 그로 인한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요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친 언행이 정치권의 화두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이다. 주로 전체 내용보다 사용한 단어나 표현 방식이 더 문제가 됐다. “내 지시 어기고 절반 잘라 먹었다” “이런 총장 처음” “(윤 총장이)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등등. 발언 도중 책상을 쿵쿵 치기도 했다고 한다. 장관의 품격에 맞지 않는 언행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에 신랄한 비판이 나온다. 특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일진(학교 폭력 가해자)이냐. 이분 껌 좀 씹으시네”라고 했다. 정의당은 “표현이 저급하고 꼰대 같다”고 논평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겸허하지 못하고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저급하다’는 비판엔 “물타기”라고 했다.
공방의 득실은 아직 모르겠다. 단지 언어 품격 논란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추 장관에게는.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