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임대차법)이 지난달 31일 개정됐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임대차법 제6조의 3(계약갱신 요구 등)과 제7조(차임 등의 증감청구권)는 즉시 시행됐다. 일부 언론은 “개정된 임대차법 때문에 임차인에게 유리한 전세제도가 사라지게 생겼다. 선량한 임차인들까지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다른 언론은 임대차법이 임차인의 권리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유의 주거형태다. 주택 가격이 현재와 같이 상승국면에 있는 한 전세제도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임대차법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법에서 정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회에 한해 2년간 계약 갱신을 하도록 계약갱신요구권을 신설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통해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을 2년 더 연장하여 주거의 안정성을 누리게 된다. 또한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통지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 발생)할 수 있다. 즉, 임차인은 손쉽게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개월만 지나면 임대차계약에서 자유롭게 이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한편 개정된 임대차법에서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에 대항하여 거절할 사유를 특정해서 정해놓고 있다(제6조의 3 제1항 각 호 참조). 갱신 거절 사유 중 하나가 바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이다. 그 바람에 개정된 암대차법이 임차인에 대한 보호가 미흡한 것이 아닌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개정된 임대차법은 임대인 또는 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임대한 주택에 실제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가 임차인이 연장 가능했던 기간인 2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에는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임대인이 배상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더 특이한 점도 있다. 임차인이 계약갱신거절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없애고자 임대인의 허위사실이 적발되었을 때 배상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손해배상액으로 ▷갱신거절 당시 월차임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나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중 큰 금액을 배상하는 것으로 정해놓았다. 임대인이 자기가 직접 산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가 나중에 허위인 것이 발각될 경우를 대비해 손해배상 예정금액을 처음부터 정해 놓은 셈이다. 손해액을 입증하지 못해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는 경우를 애당초 입법적으로 차단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입법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임대차법이 얼마나 임차인 보호에 주력하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사실 상가의 경우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통해 일찌감치 계약갱신요구권이 보장되어 있었고, 최근에는 갱신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2배까지 늘어난 데 반해 주거안정성을 책임져야 할 임대차법에서는 이러한 갱신요구권 자체가 없었다. 때문에 기존 임대차법이 주거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따라서 개정 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권리보호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만 섞인 목소리와 아우성은 있을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므로 임차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나아가되, 부작용은 향후 입법과 정책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과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임대차법이 우리 생활에 어서 빨리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변호사 법무법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