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의 전당인 시의회 앞에 경찰이 출동했다니 이런 코메디가 또 어디 있습니까.”
24일 오전 현장 취재를 가기위해 양산시청을 나서려는 중에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폰을 통해 들려오는 A씨의 목소리는 몹시 화가 난 듯 떨렸다. 그는 “‘양산시의회 파행, 경찰까지 출동’이라는 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보도를 보고 전화를 걸게됐다”며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의회까지 경찰이 출동했다니 기가찰 노릇이다”고 쏘아 붙였다.
양산시의회가 잇따라 치부를 드러내면서 시민이 격노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부터 후반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여야 의원 간 갈등이 폭발했다. 의장단만 선출한채 3개 상임위원회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은 50일이 넘도록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늦어도 내달초에는 처리해야 하는 후반기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 각종 조례 제·개정안이 상정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추경에는 시민 1인당 5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2차 양산형 재난지원금 예산이 포함돼 시급히 처리해야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여·야간 갈등은 더욱 극한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 임시회에서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막장극을 연출했다. 의회 본회의에서는 3개 상임위원 구성안이 상정됐지만 지루한 공방끝에 4번째로 무산됐다. 뿐만아니라 이날 임정섭 시의회 의장 불신임결의안이 시도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측이 제 출한 이 안건은 임 의장이 통합당 이상정 부의장을 청탐금지법과 관련이 있다면서 안건 처리에서 제척하면서 과반 확보가 안돼 통과가 어려워 졌다. 그러자 통합당 측에서는 의장 권한대행을 통해 이상정 부의장의 ‘제척해제’를 시도했다. 이에 이번에는 임 의장이 ‘불법적 안건처리 시도’라며 경호권을 발동해 경찰이 의회 입구까지 출동하는 시의회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런 차에 김일권 시장이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미래통합당 윤영석 국회의원과 함께 만난 사실이 알려져 앞으로 의회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무튼 구시대적 병폐가 경남의 중추 도시인 양산시의회에서 재현되고 있는데 대해 시민은 분노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시의회 사태를 조기에 매듭지어 주기를 바란다.
사회2부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