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때였으니 한참 오래전 이야기다. 주식 투자를 노름판에 비유한 증권사 홍보담당자가 있었다. 주식 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식회사의 증권을 사고파는 활동을 의미한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은 같은데, 이익을 남기는 측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측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다 증권사 수수료와 거래세도 내야 한다. 결국 총액으로 따지면 손실을 보는 측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논리다. 게다가 시장 주도는 정보가 많고 자금력이 풍부한 큰 손이 한다. 시장 자체가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그런데도 한번 손을 대면 끊기 어려운 게 주식 투자다. 대박 심리 때문이다. 희한한 것은 주변에 꼭 한 명씩 돈을 번 사람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잃어도 언젠가 한 번은 터지겠지 하면서 내일 또 투자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직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주식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특이한 경우다.
10년도 더 되고, 특별한 메시지가 있지도 않은 기억을 소환한 것은 낯선 요즘 주식 시장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지극히 초보적인 투자 위험성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카카오게임즈 청약경쟁은 분명 광풍이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을 기록했다. 시중 자금 58조5543억 원이 공모에 참여했다.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청약 기록을 썼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이 흥행(증거금 30조9899억 원)에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도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넣는 상황이 펼쳐졌다. ‘영끌투(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하는 일)’ ‘빚투(빚내서 투자)’ ‘마통(마이너스 대출통장)’ 등. 2030세대만 대거 유입된 게 아니다. 아들·손자까지 3대가 청약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다. 지금 징조가 그렇다.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경험상 하는 이야기다. 더 걱정스러운 건 재테크에 올인하는 듯한 세태다. 모두 미래가 불안해 벌어지는 현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불황이 심해지면 자기 몸뚱어리 하나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진다. 사회안전망이 튼튼하지 못한 탓이다. 재테크에 몰입하게 만든 건 개인 물욕이 아니라 생존 본능인 것이다.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이다. 감성만으로 접근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주식 투자는 단타(단기매매)에 빠지기 쉽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이 비싼 주식 투자 수업료를 지불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신중하고 현명한 투자가 요구된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건 절대 금물이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