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소수를 위한 몸짓들 /정익진

  • 정익진 시인
  •  |   입력 : 2020-09-15 19:31:2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소수민족, 소수집단, 소수의견과 같은 말들이 떠오른다. 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 차별과 같은 말의 의미도 되새겨본다. 문득 사진 한 장에 눈길이 갔다. 세계적인 여자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계랭킹 9위/ 2020년 여성 스포츠인 수입 1위)가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라고 새긴 마스크를 하고 경기하는 장면이다.

그는 1997년 일본 오사카에서 아이티(인구 95%가 흑인)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4살 때 가족이 미국으로 옮겨 아버지의 지도로 테니스를 시작한 그 역시 소수민족 출신으로 인종차별의 어려움을 딛고 세계적 인물이 됐다. 다른 대회에서 기권하며 “나는 운동선수이기 전에 흑인이다”고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 과잉진압으로 비무장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사망한 사건이다. 다른 많은 미국 스포츠인도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며 인종차별 철폐를 외친다.

소수는 또한 성소수를 포함한다. 성소수를 주제로 한 영화를 우연히 꽤나 본 것 같다. ‘브로크 백 마운틴’(2005), ‘메종 드 히미코’(2005), 황정민 출연의 ‘로드무비’(2002), ‘대니쉬 걸’(2015), ‘캐롤’(2015) 등등이다.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그들의 상황과 굶주린 늑대 눈빛처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그들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편견과 혐오라는 올가미에 걸려 헤어날 수 없는 그들의 삶을 누가 구원해 줄 수 있나. 타인의 고통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내가 결코 대신할 수 없고 어쩌면 진정으로 이해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정당하지 못한 편견과 이유 없는 혐오는 많은 비극을 초래했다. 미국 남북전쟁부터 아우슈비츠 유대인 대량학살까지 수없이 많은 희생을 겪었다.

조금 지난 기사이지만 국제신문 5월 28일 자 책면 ‘편견에 빠지기 쉬운 인간, 혐오를 낳다’를 다시 본다. 고든 올포트의 저서 ‘편견’(교양인)을 분석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동서 냉전 시대의 편견을 연구하며 개인의 성격 발달, 희생양 만들기의 역사, 사회규범, 종교, 경제 등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후세 연구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편견과 혐오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한 몸이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의 대상은 누구인가. ‘그들’이다. ‘내’가 속하지 않은 ‘그들’이다. 돌이켜보면 일제강점기 재일 조선인도 그들에 포함된다. 중국 동포, 난민, 성소수자, 탈북인, 여성들이다. 집단 간 접촉이 많을수록 다른 집단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 저자의 견해에 공감이 간다. 한 예로 백인과 동등하거나 지위가 높은 흑인과 직업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편견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한다. 2018년 10월 해운대구에서 열린 ‘제2회 부산퀴어문화축제’의 참가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위 사진까지 함께 실려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지난 8월 20일 자에는 김비 씨와 박조건형 씨 부부의 공동 저서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한겨레출판)’에 대한 리뷰를 실었다. 성소수자의 위태로웠던 삶을 끌어안은 사랑에 관한 내용이다. 김비 작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이다. 남편 박조건형 씨는 드로잉 작가인데 30년 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한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외로웠던 서로가 만나 사랑하고, 이웃과 연대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다고 전한다.

편견은 습득되어 버릇이 된다. 작은 편견이 큰 비극을 초래한다. 연변 출신 식당 종업원(중국동포)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비하하는 듯한 태도로 그의 말투를 흉내 냈다. 마음이 아팠다. 지금 세계가 코로나 19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전혀 뜻하지 않게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들도 ‘소수자’이다. 이들에게 차가운 편견의 시선을 거두고 따뜻한 마음의 손길을 뻗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시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