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지방 취준생입니다만 /배현정

  • 배현정 독자권익위원
  •  |   입력 : 2020-10-13 19:24:43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방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지인과 만났다. 답이 없는 ‘취뽀(취업에 성공한다는 뜻)’ 이야기를 나눴다.

지인은 인턴 자리라도 얻고 싶다고 했다. 인턴은 대기업·중소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이다. 그래서 취준생에게 인턴은 금턴이다(금처럼 소중한 기회다). 하지만 지방 취준생에게 인턴은 다른 의미로 금턴이다(돈이 든다). 인턴은 주로 서울에서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본사가 인프라가 잘 구축된 서울에 위치해서다. 따라서 지방 취준생은 인턴 스펙을 위해 서울에서 잘 곳을 구하고, 생활비를 충당해야 한다. 불확실한 일자리와 미래를 위해 사는 곳을 떠나야 하는 처지다.

인턴이 끝나면 다른 문제가 시작된다. 취업을 위해 서울을 못 떠난다. 일이 없는 동안 지방 취준생은 생존 문제에 직면한다. 인적 자본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작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려면 수도권 인맥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등 소기업은 공채보다 지인을 통해 사람을 뽑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꿈과 직업을 찾는 일이 지방 취준생에게는 난제다. 자금과 사회적 인맥이 없으면 당장 지방으로 돌아와야 한다. 오면 일자리가 없다. 인턴 자리, 비정규직 일자리 모두 ‘돈’과 ‘사는 곳’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진리다. 지방 취준생에게 지방은 도태된 곳일 뿐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야 한다. 이러한 취준생의 사정은 필자가 또래와 이야기할 때 더욱 피부로 느낀다. 취업 준비를 이야기할 때 탈부산에 대한 이야기가 하염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일자리와 미래를 위해 나고 자란 곳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고령화와 청년 유출 문제를 겪는 지역이 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청년 유출이 경제가 죽고 지역이 도태되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지방 취준생에게는 생존과 직결됐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사는 취준생은 이러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지방 취준생의 고민은 사적인 문제일 뿐이었다. 지방 취준생의 속사정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국제신문의 기획이 더욱더 반가웠다.

올해 초반 국제신문은 지방 취준생의 고민을 사회에 처음으로 가시화했다. ‘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기획에는 지방 취준생의 진솔한 고민이 담겼다. 다양한 삶을 사는 평범한 지방 취준생들의 취업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부산에서 원활한 채용과 취업, 창업이 안 되는 이유도 짚어냈다. 부산에서 사회,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키는 것이 왜 어려운지에 대해 분석한 기사를 냈다. 최근에는 ‘청년 지금이야말로’ 기획도 연재하고 있다. 일자리를 위해 떠밀려 수도권으로 가는 청년들 이야기를 담았다.

지방 취준생이 겪는 취업난을 지역지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취업난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다. 다만, 지방 취업 문제는 구조의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갈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학자들은 한국의 수도권 중심주의를 타파하고 혁명에 가까운 분권 정책이 필요하다고 오래전부터 말해왔다. 수많은 논문이 나왔지만, 정작 실현되지 않는다. 많은 정책도 이미 실패했거나 입법조차 되기 어렵다. 즉, 지방 취업난은 장기간의 모험이다.

지방 취업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역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지방 분권 정책 실행과 수도권 인프라·인구 과밀화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국제신문 기획으로 어렴풋이 지역지의 역할을 찾을 수 있었다. 지방 취준생으로서, 이번 기획들이 참 반가웠다. 지방 취준생이 하는 고민을 사회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됐다.

신문은 역사를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역사는 거창하지 않다. 사회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타인에게 들려주는 일련의 과정에서 역사는 만들어진다. 역사를 만들고, 기록하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자 존재 이유다. 앞으로 지방 취준생을 위해 국제신문에서 만드는 역사의 흔적이 기대된다. 독자권익위원·부산대 4학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7. 7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8. 8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9. 9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10. 10‘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AI 설계 어선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불꽃축제 숙박료 폭등, 실효성 있는 대책 없나
지역기업 발목 잡는 획일적 세제, 현실에 맞춰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