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북은 소, 얼후는 구렁이가죽?

  • 김지윤 소리 숲 대표
  •  |   입력 : 2020-10-20 20:03:34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개봉한 부탄 영화 ‘교실안의 야크’를 보았다. 히말라야산맥과 인접한 국가, 행복지수 1위인 은둔의 나라로만 알던 부탄의 모습이 궁금했다. 영화는 고도 4800m의 버스에서 내려 6일을 꼬박 등반해야 닿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산골 학교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시작한다. 주민 56명의 산간 오지 마을 루나나의 작은 학교로 발령받은 젊은 선생님의 눈에 비친 해맑은 아이들, 히말라야 산맥의 자연에 순응하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잘 그린다.

우리 악기 장구. 국립국악원 제공
산마루 넓게 펼쳐진 풍경을 보며 부르는 ‘야크의 노래’는 그 옛날 정자에 앉아 완만한 우리나라 산세를 바라보며 ‘태산이 높다 하되~’ 시조 한 수 읊던 가객을 떠올리게 한다.

부탄 사람들은 야크를 가리켜 ‘자신의 모든 것을 주는 동물’이라고 했다. 야크의 고기, 가죽을 주는 것은 물론, 배설물마저 추운 겨울 연료로 쓰는데, 그 연료를 얻는 방편으로 야크가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댁 마당 한쪽 외양간에 있던 소를 떠올려 본다. 예전 우리 민족의 삶 속에도 집을 지키는 개부터 농사에 보탬이 되었던 소까지 친숙한 동물이 있었다.

동물의 가죽은 악기를 만드는 재료로도 쓰이는데, 국악기 중 장고, 북, 소고 등 타악기에 개나 소, 돼지 등의 가죽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궁중음악에 쓰인 타악기인 편경과 편종을 치는 각퇴(角槌)는 소의 뿔로 만들었다. 단단한 쇠와 대리석을 쳐서 소리를 내는 것에는 소의 뿔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악기를 만들 때 주변에서 얻기 쉬운 재료가 쓰인 예는 당연히 주변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해금과 그 모양새가 비슷한 중국의 현악기 얼후(二胡)는 울림통을 씌우는 재료로 제법 큰 구렁이의 가죽을 사용한다.

얇은 나무를 울림통에 덧대는 해금과 달리 얼후에 쓰인 구렁이의 가죽은 기암괴석의 절경을 자랑하는 중국의 산 속에 큰 뱀과 구렁이가 많이 서식했기에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세 줄 현악기 샤미센(三味線)은 사각형 울림통 양면에 고양이 가죽을 씌워 만들었다. 일본은 고양이를 길운을 주는 동물로 여겨 집집마다 흔히 길렀기에 고양이 가죽을 악기 재료로 쓰는 것이 낯설지 않았을 것이다.

몽골을 대표하는 현악기 마두금(馬頭琴)은 원래 울림통에 말가죽을 씌워 공명하게 했다. 지금은 나무로 만든다. 유목 국가인 몽골에서 몽골인의 삶과 늘 함께한 친숙한 동물이 말이었으니 악기의 재료를 얻는 것도 수월했을 것이다.

이렇듯 인간 삶에서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예술과 악기에도 투영돼 있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음악박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2. 2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3. 3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4. 4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5. 5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6. 6"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7. 7[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8. 8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9. 9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10. 10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1. 1‘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2. 2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3. 3윤 대통령 지지율 최대폭 상승, 30%대 중반 재진입
  4. 4전공노 "조합원 83.4%가 이상민 파면 찬성"
  5. 5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6. 6尹,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예고 "내일 국무회의 직접 주재"
  7. 7관저회동 尹·與, 이상민 파면 일축…野 “협치 포기 비밀만찬”
  8. 8김정은 둘째딸 잇달아 공개 후계자 수업?
  9. 9윤 대통령 '관저 정치' 본격화, 당 지도부보다 '친윤' 4인방 먼저 불러
  10. 10"2045년 우리 힘으로 화성 착륙" 윤 대통령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
  1. 1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2. 2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3. 3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4. 4가상자산 과세 내년 시행하나
  5. 5서울~거제 남부내륙철도 '단절 구간' 없어진다
  6. 6수소차 밸브 글로벌 선두주자…선박·기차 분야로 영역 확장
  7. 7중도매인·부산항운노조 이견…공동어시장 경매 3시간 지연
  8. 8향토 소주 명성↓…부산대학생 지역 소주 프로슈머로 나서
  9. 9현대차 넥소용 밸브 양산…1000만 불 수출탑 등 수상
  10. 10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 출범…부울경 항공우주 ‘메카’ 첫 걸음
  1. 13년 만의 부산불꽃축제 다음 달 17일 열린다
  2. 2"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3. 3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4. 4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5. 52개월 여정 끝낸 갈맷길 원정대…전 구간 완보는 25명
  6. 6“가족도 시설도 노인부양 부담 가중…지역사회 돌봄은 시대 과제”
  7. 7고리 2호 연장 공청회 파행에도 강행, 한수원 ‘원안법 규정 악용’ 꼼수 의혹
  8. 8부산진구·북구 공유주택 구축…맞춤형 집 수리도 진행
  9. 9점심식사 시간 활용해 건강검진…의료버스, 질병예방 파수꾼 역할
  10. 10"세계봉사회 양육비 횡령 위해 마구잡이 감금…당시 부산시, 알고도 눈감아"
  1. 1[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2. 2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3. 3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4. 4스페인 독일 무 일본은 패 죽음의조 16강 안갯속
  5. 5아시아의 약진…5개국 16강 가능성
  6. 6완장의 무게를 견딘 에이스들
  7. 7경기장 춥게 느껴질 정도로 쾌적, 붉은악마 열정에 외국 팬도 박수
  8. 8'한지붕 두가족' 잉글랜드-웨일스 역사적 첫 대결
  9. 9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28·29일
  10. 10[조별리그 프리뷰] 에콰도르-세네갈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이태원 참사 사전위험신호, 누가 간과했나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축구공의 공정
밀크플레이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화물연대 파업 후 첫 노·정 대화…정상화 해법 찾아라
윤 대통령 여당과 관저 만찬, 야당에도 손 내밀길
세상읽기 [전체보기]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노포의 가치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