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게도 법원의 형사 사건 판결 선고 이후 징역살이 등에 관한 것은 다소 생소하다. 이에 대해서는 어쩌면 실제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직접 살아본 사람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요즘 형사 판결 선고 후 ‘세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징역살이가 다 끝나가는 조두순이 이제 사회로 나오면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의 문제도 대두되고 있고,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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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김자경 기자 |
형사 판결이 확정된 뒤 수형자와 가족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가석방 제도이다. 필자도 최근 교도소에서 출소했다는 이전 의뢰인의 전화를 받았다. 생각보다 이른 출소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아니, 어떻게 벌써 출소하였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의뢰인은 요즘 가석방이 확대돼 많은 사람들이 일찍 출소하고, 자신도 3년 6월의 형기 중에서 3년만 살다가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렇듯 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사람이 법원에서 선고한 형을 다 채우지 않았는데 미리 석방시켜주는 제도가 바로 가석방이다.
하지만 형을 사는 누구나 가석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형법 제72조에서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자가 그 행상이 양호해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에는 무기징역에 있어서는 20년, 유기징역에 있어서는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자세한 요건에 대해서는 법무부의 가석방 업무 지침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석방의 경우,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에서 법정 요건을 충족한 수용자 중 생활 태도가 양호한 모범수를 대상으로 매달 가석방 적격 심사를 하는데, 범죄 동기 및 내용, 교정 성적, 재범 위험성 등이 심사 기준이며, 심사를 통과한 경우 법무부 장관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볼 것은 가석방을 받기 위해서는 수형자가 저지른 죄명이나 죄질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같은 형을 사는 수형자라 하더라도 그 죄명과 죄질이 살인, 강도, 강간, 청부폭력사범, 20억 원 이상 미변제 또는 미합의한 경제사범, 수용 생활 중 범죄 행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자 등은 가석방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는 ‘제한사범’으로 분류돼 가석방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범죄단체조직사범, 마약류사범, 13세 미만 아동 및 친족 성폭력범, 가정파괴범, 미성년자 약취 유인 또는 매매 등 일체의 유괴·매매사범의 경우 ‘관리사범’으로 분류돼 형 집행률이 95% 이상이 돼야 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일반 수용자와 같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가석방 심사 규정에 따르면 신원, 범죄, 보호 관계 등에 대해 심사를 한다. 특히 범죄 관계에 있어서 ▷범죄 시의 연령 ▷형기 ▷범죄 횟수 ▷범죄의 성질·동기 및 정상 ▷범죄 후의 정황 ▷공범 관계 ▷범죄에 대한 사회의 감정 등을 살펴본다. 이에 따르면 가석방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수형자가 저지른 범죄의 죄명뿐 아니라, 그 구체적인 내용 등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석방 적격 심사 위원회에서 수형자를 적격자로 판단하였다면 위 위원회에서 5일 이내에 법무부 장관에게 허가를 신청하게 되고 법무부 장관이 최종 허가 결정을 하면 교정시설에 법무부 장관의 허가 서류가 도달 후 12시간 내에 석방이 이루어지게 된다. 다만, 가석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자유의 몸은 아니고 가석방 기간 중 ▷새로운 범죄로 인한 형 확정 ▷감시에 관한 규칙 위배 ▷보호관찰의 준수 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울 때는 언제든지 가석방이 취소될 수 있다.
필자는 가석방 제도를 통해 진지한 반성과 개전의 정을 보이는 수형자가 일정한 감시 하에 사회에 일찍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허나 가석방 심사라는 것 또한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철저한 검토를 통해 반드시 일찍 나가도 될 사람만을 사회의 품으로 빨리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변호사·법무법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