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스웨덴의 혼성 4인조 그룹 아바(Abba)의 노래인데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고 패자는 초라하게 서 있어요, 승리의 곁에서, 그것이 그녀의 운명이죠(The winner takes it all / The loser standing small / Beside the victory / That‘s her destiny)”라는 내용이 그 가사이다. 이 노래는 1980년 발표한 ‘Super Trouper’에 수록됐다. 멤버의 이혼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를 노래로 풀었다는 설이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부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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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서상균 기자 |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는 ‘승자독식(Winner-takes-all)’이라는 특이한 제도가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는 일종의 간접선거인데, 50개 주에서 주별로 3~55명씩 합계 538명의 선거인단을 뽑는다. 그 과반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되면 사실상 당선이 되는 구조다. 캘리포니아 주의 선거인단이 55명으로 가장 많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밖 승리를 거둔 플로리다 주가 29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오랫동안 상원의원을 지낸 델라웨어 주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준 알래스카 주 등이 3명으로 가장 적다. 538명은 미국의 상하원 의원 숫자(535명)에 워싱턴DC의 선거인단 수(3명)을 합친 것이다.
그런데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을 때 해당 주의 투표에서 단 1표라도 많은 표를 얻게 되면 그 주에 배당된 3~55명의 선거인단 모두를 확보하게 된다. 단 1표라도 이긴 승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모두를 독식하게 된다고 해서 ‘승자독식제도’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는 전국의 선거구에서 얻은 표를 모두 합친 총합으로 당선자를 결정하는데 반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주별로 승자가 독식한 선거인단의 수를 50개 주 총합으로 당선자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처럼 대통령 등 국가의 수반을 국민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국민은 국회의원을 선출할 수 있을 뿐이고, 총리는 사실상 그 다수당의 국회의원이 선출하게 되는 것이다. 영국과 독일 등의 여러 유럽 국가가 그렇고, 최근에 스가 총리가 새로 선출된 일본도 그런 나라이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도 미국 같은 경우 국민은 간접적으로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이지,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선거인단의 선출 방식에도 ‘승자독식’이라는 특이한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승자독식제도는 선거 결과에 정확한 민심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 역사상으로도 전체 유권자 득표 수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는 져서 대선에선 패배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한 힐러리 후보, 조지 부시 후보에게 패배한 앨 고어 후보 등이 그런 경우이다. 2016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는 6583만 표(48.2%)를 얻어 6298만 표(46.1%)를 얻는 데 그친 공화당의 트럼프에 밀려 낙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힐러리는 많은 표를 얻고도 20개 주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그친 반면 트럼프는 30개 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을 독식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러한 승자독식제도는 미국의 건국 초기부터 시행된 것으로서 꽤 오래된 제도이다. 이는 연방국가의 성격에서 비롯됐다. 인구가 적은 주라 할지라도 인구가 많은 주에 권한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국가적으로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개념이 반영된 것이다. 인구가 많은 주가 모든 것을 좌우했다면 애초 연방국가는 성립하지 못했을 테니까.
하지만 최근에는 선거 결과에 정확한 민심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심지어 선거인단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막상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민주주의 제도의 꽃은 ‘선거’이고, 그 중에서 대통령선거는 ‘꽃 중의 꽃’일 것이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제도는 아주 훌륭한 제도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훌륭한 대통령선거제도를 앞으로 더욱더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국민의 몫이 아닐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