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돌봄대란, 그 속에 아이들은 없다 /윤정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0-12-02 20:12:0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국회의 법안 제·개정은 때론 의도하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시행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다. 선거 때마다 시·도체육회가 정치 세력화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따라 당연직 회장을 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시·도체육회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하지만 민선 체육회장은 이어진 선거에서 오히려 체육계의 정치화가 심화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에 계류 중인 ‘온종일돌봄특별법’도 비슷하다. 현행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업무를 학교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지자체가 돌봄 서비스를 담당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전혀 준비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법안은 교원단체와 돌봄전담사의 갈등을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돌봄전담사 일부는 지난달 6일 하루 파업을 벌인데 이어 조만간 2차 파업을 벌일 방침이다. 법안이 발의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단체는 돌봄교실이 보육의 영역으로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관리를 하는 것이 맞지 않다며 특별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반면 돌봄전담사 측은 돌봄교실 운영이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민간위탁이 예상되므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반대하고 있다.

교원단체가 법안을 지지하는 데는 ‘돌봄교실 행정’이 자리한다. 교사가 돌봄교실이나 방과후교실 업무를 전담해 급여 계산과 방과후교실 교사 채용, 관리,프로그램 등 행정 업무를 맡으면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방과후·돌봄 업무는 교사들의 기피 업무 중 하나라고 한다.

돌봄전담사들은 지자체 업무 이관에 따른 처우나 신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법안 반대의 이유로 보인다. 무기계약직의 고용 형태임에도 돌봄교실이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신분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돌봄전담사들은 파업 이슈에 현재 단시간 근로형태(4~6시간)를 8시간 전일제로 전환해달라는 요구를 밀어넣었다. 교사들이 ‘돌봄교실 행정’을 기피하니 자신들이 전일제 근무를 하며 행정과 돌봄교실 운영까지 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 측의 주장 모두 현실적인 한계가 많다.

우선 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서울 중구가 지자체형 돌봄서비스를 구축했고, 부산 기장군도 학교 인프라를 활용해 직접 운영을 맡는 돌봄센터를 내년 3월 개소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지자체가 재정 여건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또 공교육 기관인 학교 내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는 높다. 교육부의 초등돌봄 수요조사를 보면, 돌봄교실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부모 53만3417명(복수응답) 가운데 대다수인 73.34%(39만1천220명)가 초등돌봄교실을 선호하는 서비스 형태로 꼽았다. 이어 지역아동센터는 13.78%(7만3488명), 다함께돌봄센터는 7.58%(4만418명) 순으로 조사됐다.

돌봄전담사에게 행정업무까지 맡기는 방안도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학교 내 또 다른 ‘돌봄업무 총괄 관리자’가 필요해 옥상옥이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돌봄행정만을 전담할 행정직원을 채용하는 것 역시 배보다 배꼽이 더 커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들의 갈등을 지켜보는 학부모는 씁쓸하다. 돌봄 대란의 갈등 속에 ‘아이들’이 쏙 빠져 있기 때문이다. 돌봄서비스의 개선이나 인프라 구축, 아이들의 안전 등에 관한 의견 대립이 아닌 교사와 돌봄전담사의 이해 관계가 갈등의 주 원인으로 비친 탓이다.

결국 현행처럼 교사가 돌봄교실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담교사에게는 인센티브나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자체도 뒷짐지고 있을 게 아니라 운영비와 인건비 지원 등 적극적인 역할을 자청하고 나서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라카 속담을 되새겨볼 때다.

사회1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4. 4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5. 5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6. 6‘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7. 7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8. 8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9. 9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10. 10“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3. 3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4. 4[속보] 민주, '신천지 당원 가입 정황' 공식 확인
  5. 5“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6. 6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7. 7강경화 "北 지뢰사건,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니다"
  8. 8北,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확인…“기술 갱신 성과 확인 위한 발사”
  9. 9강경화 “한미 정보공유 제한, 풀기 어려운 현안…백악관 소통도 한계”
  10. 10[속보]국감까지 간 '부캉이' … 여야 "상어 생태환경 연구확대 필요"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4. 4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5. 5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8. 8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10. 10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5. 5“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9. 9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10. 10미란다 원칙 고지 않고서 허위 보고한 경찰 재판행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7. 7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8. 8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9. 9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탁해놓고 감찰
대통령의 SNS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30% 중반 고착된 지지율, 국정 전반 재점검해야
교사 심리상담 급증…교권 침해 더는 방치 안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