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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수도권 블랙홀’ 막을 행정통합, 정부가 답하라 /이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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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12-23 19:42:5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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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산 울산 경남은 ‘행정통합’이라는 일대 변혁을 시도한다. 부울경뿐만이 아니다. 대구와 경북(TK)을 비롯해 광주·전남, 세종·대전 등 각 광역지자체가 앞다퉈 ‘초광역화’를 외칠 정도로 행정통합은 요즘 지방정부의 가장 ‘핫’한 현안이다.

지방정부가 이렇게 행정통합 목소리를 키우는 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도권 인구가 전체 절반을 넘긴 데서 온 ‘지방소멸’ 위기감 때문이다. 참여정부에 이은 ‘국가균형발전 시즌 2’를 기대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생각보다 진전이 없자 지자체가 먼저 균형발전을 추진할 통합행정체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하향식이었던 시즌 1 때와 달리 지자체가 주도하는 ‘상향식 국가균형발전’ 움직임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사실 행정통합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은 행정통합, 즉 초광역화에 적극적이다. 이미 100개가 넘는 광역연합을 활성화한 일본의 다음 목표는 초광역벨트 형성이다. 종전의 광역연합이나 광역권계획을 넘어 올해부터 시행된 5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도쿄에서 나고야에 이르는 긴 권역을 ‘슈퍼 메가리전(메가시티와 같은 개념)’으로 지정하는 등 ‘초초광역화’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가 이렇게 행정통합을 통해 초광역화, 나아가 초초광역화에 일제히 뛰어드는 것은 지역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국가 대 국가가 아닌 도시 대 도시 간 교류·경쟁이라는 시대적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치단체 간 칸막이 행정이 가져온 불통과 시행착오, 비효율성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부울경이 말하는 행정통합은 TK나 광주·전남, 세종·대전과 조금 다르다. 다른 광역지자체가 하나의 광역단체를 만드는 완전한 행정통합을 꿈꾼다면 부울경은 ‘메가시티’를 내세운다. 메가시티란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한 여러 지역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대도시권을 이른다. 메가시티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행정기구가 필요하다. 이에 부울경은 ‘특별연합’이라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즉 신개념의 광역지자체 간 행정기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체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부울경은 현재 광역지자체는 유지하되 자치단체 간 현안을 함께 논의할 행정기구를 별도로 두는, 느슨한 행정통합을 지향한다. 물론 부울경도 장기적으로는 완전한 행정통합을 꿈꾼다. 하지만 중단기, ‘완충지대’로서 통합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메가시티 특별연합이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메가시티 추진은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메가시티라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부울경은 메가시티, 이를 실현할 특별연합 구성을 추진 중이지만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금은 부울경 세 단체장의 소속당이 같지만 내년 시장 선거에서 지금 울산 경남과 다른 당의 후보가 당선되면 전임의 업적을 지우려는 그간의 관례상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메가시티 조성에 가장 적극적인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관련 최종심이 남은 것 역시 프로젝트 추진의 취약점이다.

지자체 주도의 상향식 국가균형발전에 힘을 실어줘야 할 정부의 태도가 소극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문 정부가 집권 후반기 역점사업으로 재차 강조한 국가균형발전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초광역화를 국정과제화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국정과제화 대신 대선 공약화를 말하는 여권의 태도에서는 균형발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듯한 느낌도 든다. 정부는 ‘한국형 뉴딜’ 명칭을 ‘지역균형발전 뉴딜’로 바꿨다고 만족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더 미적대다간 수도권 블랙홀에 다 빨려 들어간다.

생활레포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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