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공공기관장이 3명이나 되는데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어요. 계약직 직원도 최소 한 달 전에는 연장 여부를 알려주는데 우리는 계약직 직원만도 못한가요.”
부산시가 2년 임기를 채운 시 산하 공기업, 출자·출연기관의 수장을 평가해 1년 연임시키는 ‘2+1 책임제’ 3차 평가 결과(지난 14일)를 발표하기 며칠 전 일부 공공기관장이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수십~수백 명의 직원을 책임지면서 시를 대신해 특정 분야의 업무를 책임지는 기관장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측은할 정도였다.
시가 산하 공공기관장의 책임경영을 위해 마련한 ‘2+1 책임제’는 2018년 11월 제도를 시작할 때부터 3차 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제도를 도입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문제로 사퇴하면서 동력이 반쯤 꺾인 데다 시민단체들이 임용권자의 정성평가 점수가 지나치게 높다며 평가 방식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평가에 나선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은 행정안전부의 경영평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해 검증 대상 18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임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평가 결과의 늑장 발표도 예견됐다. 지난 10월로 예정됐던 2차 평가 결과는 각종 이슈로 결재가 미뤄지면서 11월 초에야 나왔다. 3차 평가도 11월 중순으로 예정됐다가 같은 이유로 12월 중순에야 발표됐다. 물론 그동안 시에는 굵직굵직한 일이 많았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백지화로 가덕신공항이 본격 추진됐고, 정부가 국제박람회기구(BIE)에 공식 유치 의사를 표명하면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사업도 탄력을 받았다. 코로나19 재확산도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시가 뻔한 점수를 주기 위해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 동안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장들은 피 말리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을 것이다. 임기 연장 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벌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피해는 모두 시민에게 돌아온다.
시가 진정으로 ‘2+1 책임제’를 통해 기관장의 책임경영을 원한다면 최소한 임기 만료 한 달 전에는 연임 여부를 알려주는 등 관련 제도를 섬세하게 담는 작업이 필요하다. ‘2+1 책임제’가 오히려 족쇄가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으려면 말이다.
사회1부 차장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