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공매도를 이긴 보궐선거 /윤정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2-03 19:41:5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금융위원회가 3일 임시 금융위 회의를 열어 다음 달 15일까지 예정됐던 공매도 금지 조처를 오는 5월 2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시장에서는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이 부랴부랴 공매도 금지를 추가 연장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결국 보궐선거가 끝나면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매도 금지 연장 조처의 ‘진정성’에 대한 논란도 증폭된다.

새해 들어 증시가 뜨겁다. 역사적인 저금리와 재난지원금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 흐른 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은 돈은 증시로 향한다. ‘박스피’를 깬 코스피가 불가능할 것 같던 3000선을 뚫자 주식은 이제 일상의 흔한 화제가 됐다.

코스피의 급등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 바로 공매도 금지다. 공매도는 시장이 과열되거나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상당수 개미(개인투자자)는 증시의 급반등이 기업의 실적 개선 보다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에 기인한 영향이 크다고 믿고 있다.

지난 십수년 간 공매도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개미는 박스피에 갇힌 증시의 무기력을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공매도의 탓으로 봤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공매도의 순기능을 들어 반박하는 지루한 공방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팔짱만 낀 채 방관하는 모습이었다.

개미가 공매도를 반대하는 데는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 공매도 세력이 붙은 주식은 아무리 시장이 좋아도 수급이 꼬이고 폭락한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공매도를 위한 대차거래(주식을 빌리는 것)의 상환기간이 3개월 등 단기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국내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다. 공매도 세력이 원하는 가격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까지 매도 공세가 가능한 점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난을 받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의 순기능으로 고평가된 주가를 제자리로 돌려 놓는 조정 기능을 강조한다. 하지만 개미에게 공매도는 증시의 거품을 걷어내는 ‘정의의 사도’라기보다는 넘어진 사람을 한 번 더 밟는 ‘불한당’ 같은 존재로 각인돼 있다. 고평가된 주식은 거래를 하지 않으면 된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조정 기능에 의해 제 가치를 찾아간다. 요즘에는 재무제표나 업황, 차트 분석 등을 통해 가치투자나 기술적 매매를 하는 개미가 많다. 굳이 외국인이나 기관이 공매도라는 칼을 들고 ‘시장의 정의’를 외치지 않아도 옥석을 구분할 수 있는 투자자는 많다. 그래서 개미는 ‘공매도가 기관의 투자 수익을 위한 꼼수가 아니라면 굳이 필요한 제도인가’라고 의심한다. 개미는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선거가 끝난 뒤 공매도는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십수 년간 공매도 금지를 외친 개미의 절규와 호소보다 눈 앞으로 다가온 선거의 위력이 크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한다.

공매도를 재개한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제도 개선이다. 개미가 공매도에 진저리를 치는 것은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하는 것) 같은 불법적인 거래를 금융당국이 제대로 필터링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개미는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개발을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금융당국은 아직 이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지난 10년간 적발된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과태료는 96억 원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 사태(74억8800만 원)를 제외하면 과태료는 평균 4000만 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현재 1억 원 이하인 불법 공매도의 과태료를 개선해 다음 달부터는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고, 부당 이득에 대해서는 최대 5배의 벌금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거래소가 불법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달까지 완성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 드리워진 불신의 장막을 걷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회1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강서·기장 인구 늘어 ‘행복한 고민’
  2. 2오거돈 임명 6대 공기업 수장 중 첫 사의…남은 5인 거취 촉각
  3. 3내달 예정됐던 사송신도시 준공, 2023년 12월로 연기
  4. 4신항 물동량 장기계약…새 부두 일감 비상
  5. 5“헉! 문자 잘못 보냈다”…이제 발송 취소돼요
  6. 6부산 확진자 한달 새 절반 ‘뚝’…평일 점심 5인 이상 허용되나
  7. 7AZ 기피 늘어도…‘노쇼백신’ 일부 병원 대기자만 100명
  8. 8부산도 택배갑질 터질라…신축아파트 주차장 높이 갈등
  9. 9박형준 시장, 산학협력·대기업 유치 등 경제 활성화 올인
  10. 10경남자치경찰위 출범…위원장에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1. 1홍준표 복당 선언에…국힘 PK 초선들 찬반 팽팽
  2. 2취임 4주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3.9%
  3. 3국힘 당권 레이스, 불 붙은 혁신경쟁
  4. 4문재인 대통령 "흠결 무안주기식 청문회" 장관후보 3인 임명강행 의지
  5. 5부산 여야정 상생협의체 구축 합의…초당적 협치 가속화
  6. 6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사면, 국민공감대 고려해 판단”…지역은 또 패싱
  7. 7부산부동산특위서 빠진 공무원 “박형준 의도적 교체” 공개 반발
  8. 8이한동 전 총리 별세…여야 조문 행렬
  9. 9영남 잠룡들 기지개…대선 판 움직일까
  10. 10문재인 대통령 10일 특별연설…코로나 경제 청사진 언급 전망
  1. 1오거돈 임명 6대 공기업 수장 중 첫 사의…남은 5인 거취 촉각
  2. 2신항 물동량 장기계약…새 부두 일감 비상
  3. 3“헉! 문자 잘못 보냈다”…이제 발송 취소돼요
  4. 4오리엔트조선 인수 우선협상자에 우성마린엔지니어링
  5. 5LH 임직원들, 경남혁신도시서 690억 시세차익 챙겼다
  6. 6[경제 포커스] 남부발전 20년만의 캐릭터, 부산대 학생이 선물
  7. 7공정위 ‘해운사 가격담합’ 제재 착수
  8. 8말 바꾼 해수부, 북항 감사 이번주에도 계속 진행
  9. 9BPA, 항만공기업 첫 ESG 경영 추진
  10. 10부산시 소상공인 제품 디자인 ‘업’…O2O 장벽 허문다
  1. 1강서·기장 인구 늘어 ‘행복한 고민’
  2. 2내달 예정됐던 사송신도시 준공, 2023년 12월로 연기
  3. 3부산 확진자 한달 새 절반 ‘뚝’…평일 점심 5인 이상 허용되나
  4. 4AZ 기피 늘어도…‘노쇼백신’ 일부 병원 대기자만 100명
  5. 5부산도 택배갑질 터질라…신축아파트 주차장 높이 갈등
  6. 6박형준 시장, 산학협력·대기업 유치 등 경제 활성화 올인
  7. 7경남자치경찰위 출범…위원장에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8. 8공유 킥보드는 안전모 단속, 공유 전기자전거는 괜찮다?
  9. 9김해시, 30년 넘은 ‘노포 맛집’ 지원 팔 걷었다
  10. 10[뉴스 분석] 해상풍력 전제 조건 된 ‘주민 수용성’(혐오시설에 대한 정서)…명확한 잣대가 없다
  1. 1“최강은 나야 나”…‘고교 월드컵’ 16일 개막
  2. 2절치부심한 거인, SSG ‘쓱’ 누른다
  3. 3류현진 13일 ‘투타 활약’ 기대하시라
  4. 4‘약속의 땅’서 부활한 매킬로이…18개월 만에 정상
  5. 5선두와 막상막하…봄잠 깬 거인 달라졌네
  6. 6손흥민 EPL 17호 골 맛…전설 ‘차붐’과 어깨
  7. 7코로나가 앗아간 레슬링 올림픽 출전권
  8. 8아이파크 월요일 야간경기 기대되네
  9. 9부산 아이파크, 안방서 대전 하나시티즌에 4-1 완승
  10. 10조상현, 남자농구 국대 새 사령탑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윤영석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글로벌 마이스 도시 부산을 꿈꾸며 /오흥철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부활로 /김형준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수에즈 단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EU 백신 갈등
두꺼비를 부탁해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문 대통령 특별연설, 국가균형발전 의지 아쉽다
시 청년취업지원사업 실효성 높일 개선책 찾아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어게인
그 날을 기다리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