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드(Amazonned)는 ‘아마존 탓에 파괴된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상식의 벽을 허물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세상 모든 걸 파는 가게’란 아마존의 모토에 기존 업체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일상적으로 쓰인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1994년 미국 시애틀 자신의 집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을 시작할 때 쥐고 있던 돈은 1만 달러였다. 2018년 9월 아마존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베이조스는 얼마 전 올 3분기 CEO를 그만두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함께 미친 짓을 했고, 그 미친 짓은 정상이 됐다”면서. 그 사이 아마존은 ‘유통 공룡’을 넘어 미국 유력 신문 워싱턴포스트를 사들이고 우주사업을 주도하는 블루오리진을 설립하는 등 21세기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대한민국의 아마존’이라는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010년 8월 오픈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대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창사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지만 유통업계를 주름잡던 롯데·신세계·현대 등 기존 업체의 시가총액을 압도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으나 세상이 변해가는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아무리 승자독식 사회라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기업만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개성과 창의력으로 무장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쇠퇴하던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에 주목하는 이유다. 지역의 유산이나 특성 등에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한 창업가 또는 예비 창업가를 뜻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는 젊고, 도전적이고, 독창적이다. 우리 동네 골목길에 생명을 불어넣는 에너지를 가졌다. 그 에너지로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와 통하는 길을 모색한다.
지난해 6월 국제신문 주최 국제아카데미를 찾아 ‘코로나 시대의 도시와 산업’을 주제로 강연한 연세대 모종린 교수는 골목상권에 기반을 둔 로컬 크리에이터의 성장에 주목했다. 골목상권이 사람을 모으고 도시를 성장시킬 동력이라면 로컬 크리에이터는 핵심 요소다. 이들의 활동인 ‘로컬 크리에이팅’이 가져올 변화는 창조와 혁신의 다른 이름이다. 어제 ‘구포 밀’을 시작으로 매주 국제신문이 소개할 골목 가게와 로컬 크리에이터의 도전, 로컬 크리에이팅을 기대한다. 풀뿌리의 상생이기 때문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