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려 노력 중입니다. 소통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23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기자에게 ‘소통’을 강조했다. 최근 부산시교육청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사건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시교육청 A 장학관이 김 교육감이 ‘갑질(부당한 업무 지시)’을 했다며 시교육청 감사실과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이나 민원을 접수했는데 횟수로 따지면 10회가 넘는다. 인권위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관료조직에서는 사실상 초유의 일이다.
발단은 업무 조정에 따른 갈등이지만 경질성 인사로 보이는 후속 인사 조치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간부들이 참석한 현안조정회의에서 김 교육감이 폐교된 학교의 리모델링 후반 작업을 마무리하라며 일방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A 장학관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 팀이 맡을 성격의 일이 아니었다. 담당 장학사 업무가 너무 과중하다. 이런 점을 다시 논의하려 여러 차례 면담 신청을 했지만, 교육감은 묵살했다”고 말했다. A 장학관은 지난해 8월 이 부서 팀장을 맡았지만 6개월 만에 시교육청 산하기관으로 전보 발령이 났다. A 장학관은 보복성 인사에 해당하는지 교육부와 감사원에 묻겠다고 했다.
시교육청 내부는 어수선하다. “장학관이 수장인 교육감을 굴복시키려 하는 건가”라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업무 지시를 따르는 게 공무원의 룰”이라며 장학관의 행동이 과했다는 평가가 적잖다.
반면 “오죽했으면…”이라는 반응 또한 상당하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달랠 수도 있지 않는가. ‘힘을 모아서 잘해보자’는 교육감의 따뜻한 말 한마디면 어떤 일도 부당하게 여길 이가 없다”거나 “교육감과 A 장학관을 중재할 국·과장 등 간부 역할이 아쉽다”며 소통과 리더십의 부재를 말하는 이들도 많다.
김 교육감과 교육국장은 “대화로 풀기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한다. 김 교육감은 “A 장학관과 섣불리 대화에 나섰다가 ‘회유하려 했다’ 등 다른 오해가 생길 것 같았다. 침묵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였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김석준호의 매끄럽지 못한 소통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내부 평가가 많다. 한 직원은 “조직 개편 때 내부 직원의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교육감과 측근이 정하는 방식대로만 조직이 움직인다”고 토로했다. 시교육청 노조 관계자도 “우리가 내는 성명의 대다수가 ‘교육청 내 민주화 쟁취’에 맞춰졌다. 진보 교육감인데 오히려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가 없다”고 비판했다.
불편하지만 반대의 목소리에도 청진기를 대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처음으로 ‘민주시민교육’에 나선 김 교육감에게 시민과 3만 명의 교육 가족이 기대하는 모습이다.
사회1부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