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린왕자’라는 책이 인기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책을 경상도 사투리 버전으로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국내가 아닌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아마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네이티브 발음으로 읽는 인증 영상이 유행이다. 이 책은 어린왕자 세계 언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독일 틴텐파스(Tintenfass) 출판사의 125번째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을 번역한 작가는 포항 출생으로 사투리가 표준어보다 열등한 언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고 익숙한 사투리야말로 문화자산이라는 생각이 출판사와 잘 맞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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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프랑스 오코라 북한의 민요 음반표지 |
예전 MBC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에서 흘러나오던 이 토속민요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때로는 개그의 소재로도 사용되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무려 28년 동안 전국 900여 개의 마을을 찾아다니며 사라져가는 토속민요를 채록하고 방대한 자료 수집한 이 장기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최상일 PD는 이 토속민요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토속적이라는 것이 주는 느낌이 특별했고, 시대에 맞지 않아 보이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전통사회의 대중적인 노래였던 민요를 고고학자가 금관을 발견하는 것 같은 매력을 느끼게 했다고. 많은 이들의 노력의 결실인 이 소중한 자료는 현재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 체계적으로 보존되어 국악 학술계는 물론 일반 시민과 만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에서는 멸종위기 한국 토종꿀의 상품화 연구로 잡화꿀이 아닌 지역의 향을 담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가 와인처럼 그 지역의 땅, 토질과 지형, 기후를 망라한 떼루아를 담은 꿀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렇듯 현대사회에서 특색을 가진 것의 보존할 가치에 대한 이유는 갈수록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2010년 프랑스 국영방송국 산하 월드뮤직 전문음반사인 ‘라디오 프랑스 오코라(Radio France Ocora)’는 세계 민속음악 프로젝트 일환으로 2020년까지 한국 전통음악을 음반으로 제작하여 전 세계에 유통하는 ‘한국음악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종묘제례악, 시나위, 산조 등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과 명인들이 작업한 음반 중 2015년에는 국내에서도 조명되기 힘들었던 북한지역 민요를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인 유지숙 명인과 함께 복원하여 ‘북한의 민요(North Korea)’음반을 제작했다.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 우리의 음악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토록 한 것은 한국의 떼루아가 다른 지역만의 독특한 음악과 문화는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흙냄새 나는 우리음악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음악적 자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음악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