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독자의 소리] 역행하는 장애인 활동제도 /이성심

  • 이성심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  |   입력 : 2021-03-14 18:49:2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장애인복지 변천사를 보면 반세기도 되기 전에 놀라울 만큼 발전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물리치료실과 언어치료실이 우리나라에 손꼽을 만큼 드물었다. 한마디로 불모지 그 자체였다.

필자는 중증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데 그 시대에 그런 기관이 있었다면 어쩌면 보행도 조금씩 할 수 있었고 말도 교정을 받았다면 현재보다 발음이 조금이라도 덜 부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장애인 부모가 발 벗고 나서서 복지단체와 연계해 물리치료실과 언어치료실이라는 물꼬를 트는 시발점이 됐고 오늘날은 어디든지 가서 물리치료 및 언어치료를 받는 데 아무런 제악을 받지 않고 있다.

이뿐 아니다. 15년 전부터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두리발’이 운행됨으로써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로 승차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이렇게 일일이 변천사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2006년에 장애인 활동보조제도가 도입돼 활동보조인이 장애인과 일대일로 연결해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케어’해준다. 그 어느 제도 하나도 소홀한 제도가 없지만 이 제도야말로 필자 같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일상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가사에서부터 신체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기 때문에 놀라우리만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자부한다. 중증뇌병변장애인으로서 피부로 느끼고 있기에 피상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더욱이 의미가 있는 것은 65세가 되면 장기요양보호 제도로 넘어가서 숱한 장애인의 애로상황이 말할 수 없이 컸는데 마침 지난해 마지막 날 65세 이상이 되어도 나이에 제한을 받지 않고 지속해서 활동보조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장애인 복지 변천사로 볼 때 상당한 쾌거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날이 갈수록 모든 분야가 발전적으로 나가야 할 텐데 장애인복지정책은 뒷걸음질 치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몇 해 전에는 4시간 활동보조인과 일하고 단말기를 끄고 쉬라고 하더니 이제는 노동 관련 법을 적용해 주 52시간 이하로 하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한 방송국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주 52시간제 때문에 장애인들이 외출을 못한다거나, 과거보다 지원을 받는 시간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한다”며 “정부가 별도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필자와 같이 중증장애인뿐만 아니라 경증장애인과 하지장애인이라도 어차피 스스로 일어서기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장애인의 실생활을 안다면 근로기준법을 적용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마음 같아서는 정책 만드는 사람에게 며칠만 걸어 다니지 말고 집 안에서 기어 다니면서 생활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냉장고에서 물 한 컵을 내어 마시고 밥을 꺼내 먹어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TV에서 봤던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나는데 직접 한번 체험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책상에 앉아서 비현실적인 정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현장을 제대로 파악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수립해 주기 바란다. 어쨌든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앞을 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제발 책상에만 앉아서 말도 되지 않는 정책을 만들어 현장에 하달하는 것을 멈춰주기 바란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