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희로 선생님! 어찌 이렇게 황망하게 가셨습니까? 55 보급창이 곧 반환될 것이라 좋아하셨는데 어찌 기다리지 못하시고 급히 가셨습니까?
선생께서는 장준하 백기완 선생님 등과 함께 유신헌법 반대 10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며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셨습니다. 198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부산민주화운동의 산실인 부민협(부산민주시민협의회)을 만드시고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셨습니다.
선생은 1987년 민족학교와 우리물산장려운동본부를 열어 민주화운동 이후를 미리 준비하시는 혜안을 보여 주셨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미국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점유하고 있는 미문화원과 USOM(미 대외원조처) 부지를 반환받아야 한다며 앞장서셨습니다. 선생께서 나서기 전까지 미문화원이, USOM 부지가 왜 미국이 점유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한 미국이 무단 점유하고 있는 우리 영토에 대해 주권회복운동을 주장하셨습니다. 선생께서는 우리 땅을 돌려받는 데는 전술이 필요하다며 SOFA( 한미 주둔군 지위) 협정에 의해 공여된 미군기지반환운동과 무단 점유하고 있는 영토주권 회복운동을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앞장선 노력에 힘입어 1999년 미문화원, 유솜 부지를 비롯한 전국에 산재한 미국이 불법 점유한 영토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선생께서는 되찾은 우리 재산을 제대로 사용하는 일도 꼼꼼히 챙기셨습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경남지부로 만들어져 미영사관, 미문화원으로 굴욕의 역사를 상징해 왔던 건물을 근대 한일 및 한미 간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근대역사관으로 만드셨습니다. 유솜 부지 위에는 민족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국립부산국악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셨습니다. 민주화운동의 동지였던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5000억 원을 지원받아 부산시민공원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김희로 선생님의 평생 삶은 민주화와 민족자존을 위한 투쟁이셨습니다. 감히 선생님을 따르겠다는 다짐조차 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못다 하신 염원 수많은 사람이 따르고 있으니, 다 내려놓고 편히 쉬십시오.
동화랑놀자 어린이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