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표 부산 시정에 시동이 걸렸다. 박 시장은 당선 직후 가장 긴급한 현안 중 하나인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결재한 데 이어 비서실장 행정자치국장 등에 대한 인사를 소폭 단행했다. 인수위 성격의 외곽조직인 부산미래혁신위원회도 곧 출범한다. 혁신위에는 각계 전문가 30여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업무 인수인계와 공약 이행 등을 지원하게 된다. 1년간 대행체제로 움직이던 부산시가 다시 본 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박 시장이 그린 새로운 시정의 윤곽은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업무 외 신규 정책 수립과 조직 관리 방향 등을 통해 차차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현재 박 시장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우선 부산시의회가 박 시장의 정치색과는 완전한 대척점에 서있다. 전체 47명의 의원 중 국민의힘 소속은 6명 뿐이고 무소속 2명을 제외하면 절대 다수인 39명이 더불어민주당이다. 여건에 따라 협조가 필요한 16개 구군이라고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단체장은 서구 중구 수영구 3곳이고 무소속 기장군을 빼면 나머지 12개 구가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시역을 넘어 광역 협의의 파트너인 경남도와 울산시 역시 민주당 일색이다. 정부 여당은 말할 것도 없다. 부산시의 각종 현안을 제대로 마무리 짓는 작업은 물론이고 박 시장이 새 과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상당한 정치적 역량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산시의 대내외 해결과제 중에는 당색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 상당수이긴 하다. 청년 탈출,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는 누구도 입을 댈 수 없는 초당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가덕신공항 건설이나 부울경 메가시티 완성 등은 신임 시장의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추진력이 붙을 수도,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정책들은 여당이 당 차원에서 밀어붙였기 때문에 박 시장에게는 껄끄러운 이슈가 될 수 있음을 부산 시민이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당장 부산시와 비슷한 정치지형에 놓여있는 서울시만 해도 그렇다. 부동산 정책 방향이나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 등을 놓고 벌써부터 오세훈 시장과 정부, 서울시의회가 기싸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이라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박 시장이 경쟁자였던 김영춘 민주당 후보의 ‘동북아 제2의 싱가포르 국제경제도시 부산 건설’ 공약을 과감하게 이어받으면서 전임 시장 정책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밝힌 점은 일단 시민에게 안도감을 준다. “독주와 독단이 아닌 통합과 협치를 지향한다”고 선언한 대목 역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단순한 구두선이 아니라 이것을 실제 행동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 박 시장에게 주어진 14개월이 마냥 짧지만은 않다. 시정이 얼마든지 헝크러질 수도, 안정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시의회와 구군 역시 정당한 비판과 견제는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발목잡기는 민심을 또 한번 거스르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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