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 참패에 따른 내홍을 겪고 있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과 내달 2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이 선거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쇄신 방향을 논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준엄한 표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 민심을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지도부는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으며 비대위는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이 있었다”고 사과한 20, 30대 초선 의원 5명을 두고 ‘초선 5적’이란 비난이 쏟아지는 등 쇄신론에 대한 입장차가 뚜렷하다.
우선 초선과 재선 의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초선 의원들은 지난 9일 첫 모임에 이어 어제 2차 회의를 열고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첫 모임에서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지도부 선거에 나오면 대선에서 필패한다”, “검찰개혁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민생에 소홀했다”, “청와대의 인사원칙이 무너졌다”고 쓴소리를 내놓은 바 있는 이들은 “전당대회 때에도 초선들이 출마하는 여건을 만들기로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에는 초선 의원 81명 전원이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다만 당 쇄신에 초점을 맞춘 이들은 이런 의견 개진이 내홍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재선 의원들도 어제 모임을 열고 초선 의원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재선 의원 49명 중 3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지난해 총선 이후 재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대규모 모임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재보선에 담긴 민심의 뜻을 성찰하고 당의 진로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거 패인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와 반대 논리에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차단했다. 이제는 그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쇄신 재료로 쓰겠다는 것”이라는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초선과 재선 의원들 논의의 바탕에 조국 사태와 검찰 개혁 기조 등 노선 갈등의 단초가 녹아 있다. 이대로라면 내년 대통령 선거도 위험하다는 위기감과 중단 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당 주류인 친문 진영의 2선 후퇴론을 두고 ‘모두가 책임’이라는 주장과 ‘그 나물에 그밥은 안 된다’는 의견이 나뉘는 이유다. 분명한 건 조국 사태 이후 쌓인 국민의 실망과 분노다. 부동산 민심과 선거를 치른 사유가 집권 여당에 등을 돌린 원인이며 이번 재보궐 선거의 대체적인 평가라는 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겠다. 이는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반성문을 쓴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 및 민생 안정, 부동산 문제 등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때 민주당의 성찰과 쇄신에 국민이 화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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