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과 동시에 직장이 보장되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취업계약학과)’의 부산 첫 입시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동의대가 스마트호스피탈리티 미래자동차 소프트웨어융합 등 3개 취업계약학과의 올해 신입생을 모집했지만, 100명 정원에 26명만 입학했다고 한다. 청년 구직난, 기업 구인난, 대학 운영난 등 지역의 3대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새 학제가 이러니 난감하다.
취업계약학과의 학제적 장점은 사실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다. 대학과 기업이 사전에 채용 협약을 맺은 상태라 입학하면 취업이 확정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게다가 3년 6학기만 이수하면 4년제 학사 학위를 받게 돼 1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1학년 때는 정부가 학비 전액을 부담하고, 기업 현장에 배치돼 실무와 공부를 병행하는 2·3학년 땐 기업이 학비의 50%와 급여를 지급한다. 학생으로선 취업과 교육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기업도 맞춤형으로 교육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좋은 학제를 시행하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니 참 안타깝다.
저조한 입시 결과의 가장 큰 원인은 대학과 입시생의 수급 불일치다. 동의대가 30여 지역기업으로 짜여진 취업기업명단을 내놨지만, 거기에 입시생이 만족할 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는 얘기다. 앞서 같은 학제를 도입한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해당 학과의 입시 경쟁률이 높은 건 삼성·SK 같은 유망 대기업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하다. 보다 조건이 좋은 기업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역대학의 성공 사례가 있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경남정보대는 약손명가와 협약을 맺고 2010년부터 미용계열 학생의 취업이 보장되는 주문식 교육을 하고 있다. 이 대학은 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 협력사에 이어 내년부터는 기계계열 자동차과로도 주문식 교육 영역을 확대한다고 한다.
취업계약학과 학제를 활성화하려면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산시, 부산교육청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지역대학과 이들 기관이 어우러진 민관산학 공동 인재양성 프로젝트인 ‘4-WIN 전략’를 서둘러 가동해야 한다. 실무진 중심의 상설협의체 구성, 50억~100억 원 규모의 운영기금 마련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까지 제시된 상태인데도 정작 실행은 더디다. 조만간 새 집행부를 꾸리는 시가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다. 박형준 시장도 최근 “선거 과정에서 산학협력을 강조했다. (지역위기 해소를 위해) 대학뿐만 아니라 고교까지 산학협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교육과 소프트웨어 코딩 쪽으로 오픈캠퍼스를 만드는 구상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석준 교육감에게 협력을 요청하겠다고도 했다. 4-WIN 전략팀이 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 셈이다. 남은 건 실천이다. 청년·기업·대학을 구할 수 있는 4-WIN 프로젝트에 불을 지피는 것으로 부산 살리기의 시동을 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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