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편품의 방편이란 산스크리트본에서는 ‘우파야카우샤리야’라고 씌어 있다. ‘우파야’란 어프로치(approach)에 해당되고 접근하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카우샤리야’는 뛰어남, 오묘함을 의미한다. 둘을 더하면 방편이란 ‘오묘한 접근’이란 뜻이다. 즉 중생을 진실한 가르침으로 이끌기 위해서 대신 설정한 가르침이다.

석존이 불법을 설하기 시작할 때 번뇌를 살펴보면 ‘내가 깨달은 법을 설해야만 하는가’로 고심한다. 석존이 왜 망설였는지 그 때의 상황을 방편품에서 설명한다. “나는 불안(佛眼)으로 지옥계에서 천계까지 육도(六道)의 중생을 보았다. 그들은 가난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지혜도 없고 생사의 괴로움이 끊이지 않는다. ……. 탐욕으로 자기 자신을 뒤덮고 위대한 부처와 고뇌를 끊는 법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릇된 여러 사상에 물들어 괴로움을 버리려고 하면서도 괴로움을 얻고 있다. 이러한 중생을 위해 나는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고 중생을 구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알게 되자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구제하면 좋은가, 깨달은 법을 그대로 설하면 그들은 믿을 수가 없어 반대로 법을 파괴하고 악도에 떨어지리라. 그렇다면 차라리 설하지 않는 편이 좋은가, 과거의 부처와 똑같은 방법으로 설해야 하는가”고 깊은 고뇌에 잠길 그때 시방(十方)의 부처가 석존을 이렇게 격려한다.

“모든 부처와 마찬가지로 방편력을 사용하시오, 우리도 모두 그렇게 해왔으므로 ….” 그 말을 들은 석존은 “부처가 말씀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고 기뻐하며 결의한다. “나는 오탁악세에 나왔으니 제불(諸佛)이 설한 바와 같이 나도 따르고 좇아서 행하리라.” 석존은 대비(大悲)의 마음 때문에 괴로워했다. 비(悲)는 동고(同苦)를 의미한다.

그러한 자비가 있기에 지혜가 솟아나온다. 그것이 방편력이다. 어떤 의미에서 부처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힘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괴로워하는 사람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제불이 이 세상에 출연한 목적이란 중생으로 하여금 불지견(佛知見), 다시 말해 부처의 지혜를 열게 해 중생에게 불지견을 나타내고, 불지견을 깨닫게 하며, 불지견의 길에 들어서게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요약하면 불지견은 개(開) 시(示) 오(悟) 입(入)으로 표현되는바, 여기서 중생의 불지견을 열게 한다는 것은 중생에게 불지견이 갖추어져 있음을 뜻하여 불지견이 있는 까닭은 중생이 본래 부처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생이야말로 존극한 존재라는 일대선언이다.

요컨대 방편이란 중생을 성불로 이끄는 교육의 방법이고 기술이며 인간의 위대한 가능성을 최대로 꽃피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페스탈로치는 “인류에게 순수한 행복을 줄 수 있는 힘이란 모두 어쩌다가 일어나는 기교나 우연 덕분이 아니다. 그 힘은 모두 인간내면에 인간의 여러 가지 본성과 함께 간직되어 있다. 그 힘을 이끌어내고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인류의 공통된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공통된 바람을 추구하는 교육혁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화경의 방편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넓은 의미에서 삼라만상은 모두 방편으로 볼 수 있다. 화사하게 피어있는 벚꽃, 복숭아꽃, 밝게 빛나는 태양, 떠도는 구름 모두 방편이며 인생으로 말하면 생과사 희로애락 인연 숙명 행복과 불행, 공덕과 벌도 방편인 것이다.

진실은 묘법연화이며 모든 현상은 묘법의 표현이라고 부처는 깨달았다. 우리 범부와 모든 중생, 초목까지도 방편이며 진실은 오직 내면에 비장된 불성(佛性)인 것이다. 불성은 금강석으로도 바꿀 수 없는 매우 존귀한 생명의 다보탑인 것이다. 봄을 노래한 자작시 ‘살바람’을 소개한다.

노오란 민들레가 봄 꿈을 모두우면 / 슬미운 노래가 있습니다 // 멧부리에 자국눈마저 스러지고 / 애바른 나문재가 봄 볕에 졸면 / 아드등 거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 흰나비가 꽃가루 위에 바릊 거리면 / 슬미운 노래가 있습니다 // 개여울 봄소식이 / 파아란 그리메를 드리우고 / 아지랑이 아른아른 피어 오르면 / 아드등 거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 하늘밥도둑의 시위잠을 깨우고 / 심마니의 옷깃에 놀램을 주는 / 봄의 시샘이 있습니다 // 저 산너머 홍머리동이를 날리고 / 융융거리며 부는 살바람입니다

방편을 쉽게 표현하면 예서 말하는 살바람 민들레 멧부리 아지랑이도 모두 방편이다. 요약하면 개개인의 생명에 내재된 불성만이 위대한 가치를 지닌 진실이며 우주를 가득채운 보물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여의보주라고 본다. 우리 범부가 본래 부처였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비묘방편의 핵심이며 석존이 방편품을 설한 중요한 목적이다. ‘너 자신이 부처임을 알라’는 의미다.

시인·신태양건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