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 나미비아에 이어 세번째로 인구 밀도가 낮은 호주는 ㎢당 3명이 산다. 사람(2500만 명)보다 캥거루(4000만 마리)가 많다. 호주 배낭족에게 현지인들은 꼭 비행기를 타라고 권한다. 사람 사는 모습을 감상하려면 버스가 좋지 않느냐고 하면 “도시와 도시 사이엔 아무 것도 없다”고 단언한다. 넓은 땅과 자원을 가졌지만 대표 기업 하나 없이 관광과 서비스업으로 국민 70% 이상이 먹고 산다. “인구가 많은 걸 해결하는데 우린 그게 없다”는 푸념을 호주인들에게선 어렵지 않게 듣는다.
‘번영의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인구의 증가이다’. 영국의 고전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노동의 대가가 충분히 주어지면 노동자들은 자녀에게 좋은 것을 해줄 수 있고 아이도 많이 낳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 반대편에 섰던 학자가 토마스 맬서스다. 맬서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구를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식량이 따라 잡지 못한다며 만혼과 산아제한을 주장했다. 스미스와 멜서스는 18세기 말 산업혁명기 영국 사회를 똑같이 바라봤지만 진단은 이렇게 달랐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이 인구 감소국으로 돌아섰는지 여부가 논란거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인구가 6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로 반전해 14억 명 이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 센서스를 실시하는데 2020년분 공개가 늦어져 말들이 많던 차였다. 중국 정부는 FT를 반박했다. 그러나 중국의 인구 감소는 시기의 문제일 뿐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2019년 정부 예측에선 감소 기점이 2027년이었으나 최근엔 2022년으로 5년이나 앞당겨 졌다. 이런 추세라면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줄 날도 멀지 않다.
마오쩌둥이 건국할 당시 인구는 5억5000만 명이었다. 마오는 원래 다산론자였으나 인구론자들에게 밀려 억제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도입된 한자녀정책은 2016년 공식 폐기됐다. 집값과 교육비를 감당못한 젊은이들이 혼인과 출산을 포기하면서 대륙의 저출산 고령화가 너무 빨리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아제한 정책도 40년이 채 안돼 저출산 대책으로 180도 바뀌었다.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적은 데드크로스는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아이를 낳지 않는 건 의지의 영역이지만 아이를 낳게 만드는 건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재해 전쟁 질병이 아닌 이유로 인구가 격감하는 현상이 한 중 양국을 옥죄고 있다.
강필희 논설위원 flut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