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운업계를 장식하는 키워드의 하나는 ‘사상 최고’고, 그 중심에 ‘HMM’이 있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몰락 위기까지 갔던 한국 해운업이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이행으로 사상 최고의 이익을 시현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등 공신은 단연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다. 대규모 선복 확충에 의한 규모의 경제로 HMM의 비용 구조는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이는 조선업에도 매우 큰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 조선이 중·일과의 경쟁에 밀려 2016년 최저점을 찍은 후 2018년 수주 1위로 재부상하고 2019, 2020년 조선사에 단비 같은 일감을 제공하며, 나아가 조선사의 컨테이너선 건조 역량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로써 작년 말 이후 글로벌 선주들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한국 조선사로 쇄도하는데도 큰 보탬이 되었다.
화물대란을 맞아 HMM 등은 임시 선박을 투입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수출품을 선적할 배를 구하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는 수출기업, 특히 중소수출기업을 위해 국적선사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국적선 적취율(2019년 47.1%)이 일본(63.1%)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 해운업 발전의 큰 제약으로 지적되어 온 만큼 이번 선사들의 노력은 앞으로 선·화주 간 장기운송계약 등을 통한 상생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해운시황은 시시각각 변하고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운임은 정상화될 수밖에 없다. HMM을 위시한 해운업 전반의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해운업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서는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해운업과 연관 산업 간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절로 체득한 지금이 적기다.
첫째, 친환경·고효율 선박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 해양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선박의 퇴출이 가속화되고 선사 간 원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선대 경쟁력 확보 없이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선사들의 선박 직접 구매 못지 않게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선사에 선박을 빌려주는 한국형 선주사 설립이 조속히 검토되어야 할 이유다.
둘째, 해운사 스스로 해운업에 대한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지양하고, 기업 규모 성장에 걸맞게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며,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상업금융이 해운업을 찾게끔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해운사의 몫이다.
셋째, 선·화주 간, 선사-조선사 간, 선사 상호 간 상생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국적선 적취율을 높이고, 한국 조선사 발주를 늘리고, 선사 간 제휴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해운 변동성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수출입은행은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주력 해운사 유동성 지원 등 해운재건 노력에 적극 동참해 왔다. 지금은 컨테이너 구매금융 지원을 목전에 두고 있고, 또 글로벌 LNG 운송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우리 해운사 컨소시엄과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우리 해운업이 재건을 넘어 부활하는 긴 여정에 수출입은행은 손을 맞잡고 동반자로 늘 함께 할 것이다.
수출입은행 해양금융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