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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두꺼비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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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사람길을 건너다 죽임을 당하는 걸 로드킬이라 한다. 동물 처지에서 보면 갑자기 자신들 서식지에 길이 생기면서 당하는 난데없는 횡액일 것이다. 피해동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개구리 도롱뇽 두꺼비 같은 양서류다. 몸집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수륙 양쪽에서 살다보니 이동이 잦고 행동반경이 넓은 탓이다.

재물과 복의 상징인 두꺼비는 수명이 20~30년으로 긴 편이다. 주로 뭍에서 지내다 2월 산란기가 되면 근처 논이나 습지에서 번식활동을 한다. 암컷 한마리당 낳는 알이 수천개다. 물에서 깨어난 새끼는 5월께 흙냄새를 맡으며 주로 비 오는 밤을 이용해 주변 숲으로 이동한다. 이때 사고가 난다. 주요 두꺼비 서식지인 섬진강 주변에서 시민단체가 조사해보니 새끼 두꺼비의 생존율은 2%가 채 안 됐다. 흔하디 흔하던 두꺼비는 개체수가 확 줄어 멸종위기 관심대상에 올랐다. 두꺼비 서식 여부가 청정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정도다.

부산의 대표 도심하천인 온천천에서 지금 두꺼비 사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연제구청 온천천관리사무소 앞 둔치의 인공 연못에서 부화한 두꺼비 새끼들이 근처 수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로드킬을 막기 위해서다. 구청을 비롯해 환경단체인 생명그물과 경남양서류네트워크는 연못 가장자리에 그물 울타리를 치고 당분간 자전거 운행을 막고 있다. 간이이동로까지 만들어놨다. 신기한 듯 눈을 굴리는 아이들과 울타리 밖으로 빠져나온 두꺼비를 다시 물속에 넣어주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두꺼비 새끼 대이동은 4, 5년 전부터 전개됐으나 그때마다 산책하는 시민이나 자전거 바퀴에 깔려 곳곳에 안타까운 흔적이 즐비했다.

밤이면 무리를 지어 기어올라오는 말똥게 엽낭게의 이동을 돕기 위해 을숙도 인공배수로에 생태통로를 만든다는 소식을 접한 게 몇 년 전이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이곳이 쓰레기매립장이었다는 사실은 낙동강 하구의 큰 트라우마이다. 그러나 매립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자 놀라운 속도로 생태계는 복원됐다. 온천천 역시 한때는 코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오염수가 흐르는 폐하천이었지만 사람의 관심과 노력으로 조금씩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미래 어느 날 인공지능(AI) 로봇의 세상이 되면 그들의 무심한 발길에 인간이 희생되는 디스토피아를 상상하는 과학자가 있다. 인간과 로봇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주변의 미물에도 측은지심을 갖는 이런 공감능력임을 온천천 두꺼비 통로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강필희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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