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대학 캠퍼스 곳곳이 야간에 술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강화로 밤 10시 이후에는 식당이나 주점에서 술을 마실 수 없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학교 내 잔디밭이나 벤치 등에는 학생이나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늦은 시간까지 음주를 즐기고 심지어 고성방가로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학교측이 현수막과 차단막을 설치해 시설물의 심야이용을 금지하고 순찰을 강화하는가 하면 총학생회까지 나서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코로나만 아니면 캠퍼스의 낭만이나 젊음의 치기 정도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 학생이나 주민들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다. 확진자는 부산대 등 대학 내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물론 술판이 캠퍼스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감염자의 20~30%는 전파경로를 알 수 없는 케이스이다. 아무리 실외라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밀접 접촉을 하면 감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을 비롯한 각급 교육기관이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인 등교수업을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불만이 학생들의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 요구로 이어지는 마당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으니 온라인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은 자꾸 쌓여간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인 코로나의 확산을 더 조장하는 행위를 누구도 아닌 학생들 자신이 저지른다는 건 어떤 이해도 받지 못한다. 이건 법이 아니라 양식의 문제다.
코로나 방역지침 위반은 비단 대학 캠퍼스만의 골칫거리가 아니다. 나들이에 적합한 봄기운이 완연해짐에 따라 방역당국의 단속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곳에 숨어있다. 온천천같은 도심하천 주변에서는 거리두기는커녕 마스크조차 끼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도박이나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주변 보행자의 불안과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민락수변공원만 해도 행정의 감시가 소홀해지면 언제든 거대한 행락장으로 변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주점이나 노래방 등 실내 방역수칙 위반 사례도 꾸준히 나온다.
이스라엘 미국 등에서는 이제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조치를 해제하고 스포츠나 축제 등을 즐기는 일상으로 복귀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건 엄연히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는 여전히 방역 고삐를 더 죄야 할 형편이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600명, 부산도 10~20명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는 더뎌 1차 접종자 비율이 전체 대상자의 10%가 채 안된다. 방역당국이 당초 목표했던 ‘11월 집단 면역’이나 ‘추석 노(NO) 마스크’는 실현 여부가 지금으로선 매우 불투명하다. 나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좀 더 인내심을 갖는 길 외엔 방법이 없다. 분별력을 가진 대학생이라면 더 높은 수준의 자제력이 요구되는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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