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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스타일 알면 행복해질 수 있다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책임교수
  •  |   입력 : 2021-06-22 19:34: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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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마시는데 공부를 해야 하나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독일 모젤지역의 포도밭.
와인은 아는 만큼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하지만 수많은 품종 지역 생산자와 브랜드까지,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옷을 입어도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결코 좋은 옷이 될 수가 없는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입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도 마찬가지, 비싸고 유명한 와인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을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포도는 품종 마다 색깔 풍미 질감이 다르며 제각기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와인을 단순히 품종이나 나라별로 분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와인생산자들이 포도품종을 선택해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는 모든 것은 와인 스타일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는 방법에 따라 같은 포도품종이라도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와인의 포도품종을 아는 것만으로 그 와인이 어떤 맛이 나는지 완전히 알 수는 없다

와인을 마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즐겁게 마시는 것이다. 즐겁게 와인을 마시기 위한 첫 단계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는데 특정지역, 생산자, 빈티지에 관한 조언이나 정해진 규칙은 중요하지 않다. 와인의 풍미 질감 바디감과 같은 와인스타일을 파악할 수만 있으면 와인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22세에 최연소 마스터 소믈리에가 된 뱅상 가스니에는 그의 책 ‘와인테이스팅 노트 따라 하기’에서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을 찾아 마시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가볍고 파삭한 화이트와인, 활기차고 향기로운 화이트와인, 풍성하고 화려한 화이트와인과 과일 맛이 많고 생기 있는 레드와인, 원숙하고 부드러운 레드와인, 진하고 농밀한 레드와인처럼 와인의 스타일에 따라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와인은 어렵고 배타적이라는 통념을 깨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그동안 우리는 와인에 더하여 삶, 그리고 세상 읽기의 어려움까지 처한 마당에 와인 한잔 마시기 위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해온 건 아닐까?

“쾌락은 어떤 행위의 부산물로, 파생물로써 얻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얻어져야만 한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파괴되고, 망가진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고 한다.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도 와인을 마시며 얻어져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힘들고 어려워진다. 개인적인 취향,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와인 선택은 달라질 수 있지만 마셔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와인이어야 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와인을 보고 와인의 향기와 맛을 느끼고 와인의 소리를 들어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찾아 마실 수만 있다면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과 삶, 인생에 대한 질문, 급변하는 세상,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와인…. 인생도 와인도 자신의 스타일을 알면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이 주는 와인이 맛있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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