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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언] 국가 물류경쟁력과 해운선사 공동행위 /김병진

  • 김병진 한국국제물류협회 명예회장
  •  |   입력 : 2021-06-27 19:56:3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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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류협회는 1969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수출입기업에게 제공해 무역대국으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된 현대글로비스 판토스 대한통운 등 700개 물류기업들은 컨테이너화물 약 2900만TEU 중 90% 이상인 2600만TEU를 수출입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해상운송을 포함한 각종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더구나 협회는 2022년 9월 11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전 세계 3000여 명의 물류업계 CEO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물류업계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FIATA(International Federation of Freight Forwarders Associations)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4만여 개 기업들이 FIATA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고 한국국제물류협회를 포함해 200여 개국의 국제물류 관련 협회들이 소속돼 있다.

사실상, 국내 물류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포지션에 있다. 아시아에서 북극항로를 활용하는데 최적의 입지를 가졌고 중국 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계되면 글로벌 물류강국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지정학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수출 지향적인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연간 10억t에 달하는 수출입화물이 있어 물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틀을 갖추었고, 세계 7위의 해운국가로서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된 장기해운 불황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물류업계는 해운업계 못지 않게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특히 2017년 2월 파산한 한진해운 사태는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운시황이 상승하면서 여건은 다소 호전됐으나, 아시아~미주 및 구주항로에서 선대 부족과 공컨테이너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물류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사태로 촉발된 해운대란 속에서도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물류업계와 해운업계는 상호 협력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해외선사들은 운임이 낮은 한국 기항을 줄이고 운임이 높은 중국지역으로 선박을 배치하면서 우리 수출입화물의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지만, 국적 선사들은 추가로 선박을 투입하는 등 해운대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화주들의 화물을 안정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규칙적이고 충분한 빈도의 해상운송서비스를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로 인식한다. 이러한 특성은 세계 정기선 시장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국내외 선사들은 여러 선사들이 공동으로 안정적인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행위를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오고 있으며, 다른 국가도 이러한 선사 간 공동행위를 허용한다.

물류업계 입장에서도 화주들을 상대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선사들이 협력해 공동행위를 통해 제공하는 운송서비스가 필요하다. 수십 년 동안 국적선사들은 공동행위를 통해 국내 물류업계에 경쟁력 있는 운임을 제공해 물류업계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특히, 동남아항로를 비롯한 한일·한중항로에서는 등락의 폭이 없이 낮은 운임을 물류업계에 제공하면서 수출기업의 물류비 절감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항로는 소수의 초대형 선사들이 과점 체제로 운영되면서 현재 운임이 10배 이상 폭등함으로써 국내 수출기업들이 크나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만약 공정거래위원회가 컨선사들의 공동행위를 부당공동행위로 판단해 1조5000억~2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 국적 선사들은 과징금 납부를 위해 선박을 대량 매각하거나 일부 중소 선사는 파산할 것이다. 그나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남아·한일·한중항로도 미주·유럽항로와 같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고 국내 물류업계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다.

국내 중소 정기선사들이 없는 자리에는 대형 외국선사들로 채워지고,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돼 결국에 가서는 감당할 수 없는 운임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됨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국가 물류 경쟁력 강화와 물류대란 예방을 위해 해운업계의 공동행위는 필요한 만큼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김병진 한국국제물류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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