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또다시 하루 1만 명의 새로운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는 매우 충격적이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79%가 1차 예방접종을, 57%가 2차 예방접종을 마쳤을 정도로 코로나19 예방 접종률 세계 최고 국가 중 하나인데 왜 코로나19의 신규 발생률이 낮아지다 다시 높아진 걸까.
그 이유는 변이바이러스 때문이다. 바이러스에는 B형간염 바이러스나 헤르페스 바이러스처럼 두 가닥의 핵산 줄기를 가진 DNA 바이러스가 있고 C형간염 바이러스나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한 가닥의 핵산 줄기를 가지는 RNA 바이러스가 있다. DNA 바이러스는 복제할 때 두 개의 톱니바퀴가 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하나의 핵산이라도 순서가 바뀌면 불량품으로 인지하고 복제를 중지, 폐기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한 가닥의 핵산 줄기를 가진 RNA 바이러스는 한두 군데 핵산이 달라도 그대로 복제를 계속하기 때문에 원 바이러스가 복제를 거듭할수록 변이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은 커진다. 이러한 변이바이러스는 원 바이러스의 예방 목적으로 개발한 백신의 방어력을 회피해 면역을 가진 사람에게서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으로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 알파 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코로나 베타 변이, 브라질에서 발견된 코로나 감마 변이, 인도에서 발견된 코로나 델타 변이바이러스 등이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 세포 속으로 들어올 때 세포벽에 붙는 돌기 부분을 차단하는 항체 발현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개발 플랫폼에 따라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 단백질 백신(노바백스), 벡터를 이용한 백신(아스트라 제네카, 얀센) 등이 있으며, 이러한 백신은 우리 몸의 B 면역세포, T 면역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돌기 부분 단백질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거하도록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으면 유전자에 변화가 생긴다는 등의 괴소문에 대해 한마디하고 싶다. 우리 몸의 유전체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가진 백과사전에 비유할 수 있다. 한 예로 김치에 대해 알고 싶으면 백과사전의 김치 부분만 복사하여 필요한 정보를 골라 찾아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모든 생명체는 세포핵 속에 있는 DNA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물질을 생산해 내기 위한 정보를 받아 mRNA를 통해 세포질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한다. 필요한 단백질 합성 정보를 가진 세포질 내의 mRNA는 단백질 합성이 끝나면 RNA 분해효소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단백질 합성은 일어나지 않는다. 즉 우리 몸속에 들어온 mRNA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 몸의 유전자를 변화시킬 수 없다.
코로나19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올 한해로 끝날 질병(감염병)이 아닐 것이라고 필자는 본다. 어쩌면 해마다 유행할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 변이바이러스를 포함하는 4가 인플루엔자백신처럼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를 모두 포함하는 복합 예방백신이 개발되어 해마다 예방접종을 해야 할 날도 오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예방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도 계속하여야 한다. 치료제가 개발되어 마스크 없는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 방심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위생과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신우원내과의원 원장·전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