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본격적인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었다. 전국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사흘째 1300명대를 넘어섰다. 코로나 유행 이후 최대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1000여명이 쏟아졌고 부산 경남 등 비수도권도 확산세가 만만치 않다. 부산은 지난 주부터 며칠째 50~60명씩이고, 경남도 하루 기준 사상 최대인 67명의 환자가 나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주부터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고 유흥업소 등 일부 위험군에 대해 추가 방역지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4차 유행의 진앙인 수도권에는 오늘부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적용된다. 그러나 한번 풀린 고삐가 다시 조여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동안 수도권이 절대 비율을 차지하던 것과는 달리 4차 유행은 비수도권의 증가세가 도드라지는 게 특징이다. 전국적인 유행에 탄력이 붙었다는 뜻이다. 부산과 경남을 합해 100명 이상의 환자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작년 연말 3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부산은 수산업체나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끊이지 않아 불안한 상태였는데도 7월부터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추는 바람에 빗장이 풀려버렸다. 여름 휴가철 실외활동 증가와 외지 바캉스족 유입은 코로나 확산에 불을 지르는 형국이다. 가뜩이나 감염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까지 설치는 와중이어서 4차 유행의 불길은 더욱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 대응 태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년 6개월을 되짚어보면 질병 유행과 정부 방역에 일정한 패턴이 그려진다. 환자가 급등하면 일시적으로 고삐를 조였다가, 환자가 줄어드는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선제적으로 풀고, 그 순간 환자가 폭증하는 식이다. 이런 형태로 작년 2월, 8월, 12월~올 1월 세 차례의 큰 홍역을 치렀다. 이번 4차 대유행도 마찬가지다. 하루 300~700명씩 수도권 중심으로 환자가 계속되는데도 정부가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한 실외 마스크 벗기나 사적모임 인원조정 등 완화 조치를 발표함으로써 국민에게 긴장감을 낮춰도 된다는 신호를 너무 빨리 줬다. 부산은 이번 사태로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춘지 열흘도 안돼 원상 복귀했다. 섣부른 완화가 자영업자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고통은 배가되고 있다.

한번 대유행이 오면 거리두기를 아무리 강화한들 일정 기간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잠잠해지기까지 최소 2~3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국민의 피로도는 더 높아지고 자영업자들의 비명은 더 커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번 4차 대유행은 백신 공백기에 벌어진 일이어서 특히 골치가 아프다. 연령과 직업별 백신 접종은 현재 소강 상태로 이달 말이 되어야 본격 재개된다. 사실상 보름 이상 백신 없이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최대한 엄격한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전국민의 인내가 다시 한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