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국방부 장관의 여섯 번째 사과

취임 후 열 달 새 잇단 물의, 청해부대 장병 후송 작전 엉뚱한 홍보로 또 비난 사

군 상황 판단 능력 의구심, 변화 둔감 체질 개선 시급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작전명 ‘오아시스’. 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국내로 안전 후송하기 위한 작전명이다. 국방부는 지난 18일 이를 공개하며 친절히 그 의미를 밝혔다. 청해부대 활동지역 인근의 환경적 특징을 고려한 것으로 위안·생명 등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안전하게 복귀시키겠다는 의지와 빠른 치유 및 안식을 위한 염원을 담았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오호라, 그렇게 깊은 뜻이…. 이역만리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전염병에 집단 감염된 장병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와 염원이야 당연하다. 집단 감염이야 이미 벌어진 일이니, 사후조치라도 철저히 하겠다는 국방부 뜻까지 폄훼하고 싶진 않다.

다만 뜬금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그 임무가 중요하다고 해도 굳이 이를 공개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점이다. 국방부로선 장병들의 안전 후송이 급선무인 만큼 최대한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군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던 시점이다.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니 최대한 신속하되 조용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게 도리이고 상식적이다. 그러나 군은 국민이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는 작전명까지 미리 공개하며 ‘홍보 작전’을 펼쳤다.

국방부의 이상한 ‘홍보 작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 자리에서다. ‘청해부대 34진 긴급 복귀 경과 및 향후 대책’ 이라는 보고서 문건은 상당수가 ‘오아시스’ 작전 홍보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압권은 마지막 부분이다. ‘금번 작전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해외파병 장병들의 무사 복귀를 위해 민관군이 총력을 펼쳐 최단기간에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해외의무수송 사례’라고 끝을 맺었다. 읽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낯이 뜨거운 내용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해외파병 장병들에게 사상 ‘최초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태의 책임감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민관군이 힘을 합쳐 ‘최초로’ 최단기간에 임무를 달성했다는 자화자찬으로 점철돼 있다.

장병의 건강을 지켜야 할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쳐 놓고, 이 때문에 생긴 엉뚱한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는 이 본말전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 더구나 이 날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날이다. 서 장관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를 한 날 정작 국회에서는 딴소리만 늘어놓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상황 판단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장관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구심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서 장관은 사태 초기만 해도 “유감” 정도의 뜻만 표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하게 질타하자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 장관의 사과에 그다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게 한 두 번이 아니어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서 장관의 사과 표명은 이번까지 벌써 여섯 번째다. 서해 공무원 북한 피격사망 사건부터 동해안 경계 실패, 부실 급식 사건, 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 및 장성 성추행 사건까지 잊을 만 하면 고개를 숙였다. 군 여기저기서 종류를 달리하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환골탈태와 재발 방지 약속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온 그다. 그런데도 이번 사태까지 벌어진 것은 군 기강이 해이해질대로 해이해졌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물론 많은 장병들이 복무하는 군 특성상 크건 작건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수는 없다. 또 지금까지 불거진 사건을 지나치게 일반화해 군 전체를 매도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개월 새 일어난 사건과 사후처리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국민 눈높이와 달리 군 스스로는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축소 또는 은폐하기가 일쑤였다. 폐쇄적인 군 내부의 입단속에만 몰두하며 쉬쉬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다. 이런 군의 고질적인 행태가 바뀌지 않고서는 장관이 아무리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본들 그 진정성을 믿어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작전명 ‘오아시스’까지 미리 공개하며 국방부가 홍보전을 펼친 것은 그 절정이라 할 만하다. 특정 사안이 불거졌을 때 무엇이 핵심인지를 모르는데 해결의 실타래가 풀릴 수는 없다. 국민 눈높이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외부에서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데도 군은 번번이 다른 길로 갔다. 서 장관 취임 이후 잇따른 사과에도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이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 폐쇄적인 군 내부 문화 탓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급속한 세상 변화에 둔감한 채 그들만의 세상에 여전히 갇혀 있다 보니 악수가 거듭되는 것이다. 결국은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의 몫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7. 7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8. 8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8. 8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0. 10“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5. 5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6. 6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0. 10“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