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상생형 일자리 사업 성과가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 이 사업은 전기차 구동 유닛 생산의 핵심기술을 가진 코렌스EM이 20여 협력업체와 함께 연구·개발해 제품을 국산화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골자다. 지난 7월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공장을 세운 코렌스EM은 내년 1월부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현재 목표인원(370명)의 19.2%(71명)를 고용한 상태이며, 목표액(3526억 원)의 30.9%(1090억 원)에 달하는 투자도 이뤄졌다. 장기 불황과 코로나19가 몰고 온 미증유의 위기 속에 가뭄 속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지역경제 회생의 지렛대가 될 수 있도록 지역 노·사·민·정이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럴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신호가 광주에서 켜졌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주인공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지난 15일 국내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를 출시했다. 2019년 1월, 노동자의 급여를 낮추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상생형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광주 노·사·민·정이 합의한 지 2년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GGM은 임원을 제외한 직원 505명 중 470명(93%)이 청년 등 지역민이다. ‘지역민이 고향에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사업 취지를 거의 구현한 셈이다. 특히 캐스퍼 구매 예약이 출시 하루 만에 1만8940대를 기록한 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사례다. 이는 현대차 브랜드의 내연기관차 중 가장 많은 예약 실적인데, 판매→생산→고용 증가의 선순환을 예고하는 대목이어서다. 부산 시민에겐 곱씹어 가며 배워야 할 본보기로 다가온다.
부산시는 캐스퍼가 출시된 날 르노삼성자동차와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는 미래차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인프라 조성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시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마침 르노그룹이 중국 지리자동차그룹과 친환경차 개발 협약을 맺고 르노삼성차에 그 일을 맡기겠다고 밝힌 터다. 부산 자동차산업을 화석연료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생산체제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여건이 착착 조성돼 가고 있는 셈이다.
코렌스EM을 중심으로 한 부산형 일자리는 그런 경제지형 변화의 주요 축이다. 르노삼성차나, 코렌스EM 원·하청업체나, 부산시의 목표는 같다. 4차 산업혁명이란 새로운 생태계에 희생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려면 노·사·민·정이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노동자의 생활임금을 보장해야 가계가 굴러갈 수 있듯이, 기업의 투자 부담과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경영이 지속될 수 있다. 그런 상생체계가 구축돼야 지역경제가 물 흐르듯 돌아가고 일자리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창출될 수 있다. 부산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 여부에 지역경제의 미래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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