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에 명절 뒤 평온한 일상 회복을 기대하기란 참으로 요원한 일인가 싶다. 추석 연휴를 거치며 코로나19의 기세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휴일의 경우 확진자 수도 감소하기 마련인데, 이번 추석 연휴에는 연일 요일별 최다치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첫날인 18일(2087명)부터 추석 당일인 21일(1729명)까지 나흘간 일일 확진자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금·토·일·월요일 기준으로 각각 가장 많았다. 연휴가 끝난 23일 확진자 수도 1716명으로 전날 대비 4명 감소했지만, 감염 진정세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자칫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4차 대유행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높은 수도권 감염률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교적 길었던 연휴로 인해 국민 이동량이 늘면서 비수도권 상황까지 악화될 가능성이다. 국내 지역 발생 기준 수도권 발생률은 22일 77.2%(1314명), 23일 76.1%(1292명)로 여전히 75%를 넘는다. 그러나 이는 80%대를 넘던 추석 연휴 이전 수도권 점유율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비수도권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가리킨다. 특히 가족 친지 방문 및 외부인 접촉이 많아지기 마련인 추석 연휴 끝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다소의 시차를 두고 비수도권 확진자가 더욱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하루 평균 48.3명이 발생, 직전 주 38.1명에 비해 크게 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도 없지는 않다. 우선 추석 연휴 기간 위중증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 고무적이다. 연휴 첫날인 지난 18일 332명에서 23일에는 312명까지 감소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효과가 점차 반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23일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71.2%를 기록했고, 18세 이상 인구 대비 82.8%에 달했다. 2차 접종 완료율도 인구의 43.2%, 18세 이상 인구의 50.3%를 기록했다. 성인 2명 중 1명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셈이다. 미국 영국 등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인내·협조가 빚어낸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백신은 코로나 종식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정부는 10월 말까지 접종 완료율을 70%로 끌어올려 집단면역과 점진적 일상 회복의 토대를 만들 계획이지만,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전국적인 재확산 차단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앙과 지방 정부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는 동시에 방역 체계의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국민의 방역의식도 해이해져선 안된다. 개개인이 방역 최전선에 있다는 책임감과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기본 방역수칙 준수, 신속 진단검사, 더욱 적극적인 백신 접종 참여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와 국민의 합심만이 K-방역의 ‘공든 탑’을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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