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닫혀버린 부산의 ‘하늘문’이 좀처럼 활짝 열리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4월 방역 강화를 이유로 국내 입국 국제선 항공편을 인천공항으로 일원화 한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김해국제공항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지난해 12월 부산~칭다오 노선에 한해 입국이 임시 허용됐지만, 그 후 10개월 동안 추가된 노선은 없다. 이에 따라 지역의 항공·관광산업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김해발 국제선 노선 확대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방역 정책의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까워 지면서 이에 대한 요구가 더 거세다. 오죽하면 국회 국정감사에서까지 주요 이슈로 등장할 정도일까 싶다.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전봉민(부산 수영)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전 의원은 “인천공항 일원화가 오히려 방역불안을 키운다”며 정부 방역정책의 부당함을 조목 조목 따지고 비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대다수가 수도권에서 발생하는데도 김해공항 등 지방공항에 대한 ‘셧다운’을 유지하는 것은 지역 경제위기를 부채질할 뿐 아니라 인천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지역민의 감염 위험도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당장 국제선 노선의 완전한 복원은 힘들더라도 거의 100% 내국인 왕복여행 코스로 통하는 김해~괌·사이판 노선부터 먼저 열고 점차 노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인천공항 일원화 정책 지속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최근 국내 접종 완료자의 해외 방문 후 입국시 자가격리가 면제되고, 이달말 백신 접종률이 8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방역 신뢰 국가간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하는 등 입국자에 대한 방역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외국에서도 자국 내 주요공항의 단계적 개항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철저한 방역 준수만 이뤄진다면 김해공항 같은 주요 공항까지 꽁꽁 닫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이후 김해공항 국제선 일부 개항에 따른 확진자 및 전파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이제 관심은 다음 주 열리는 중대본 방역대책회의에서 김해공항 노선 확대가 허용될 수 있느냐에 쏠린다. 다각적인 검토를 거치겠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시급성이다. 정부의 인천공항 우선 정책으로 지역 항공·관광업계가 빈사 상태에 빠진 지 오래다. 지역항공사는 지난해 1887억 원, 올 상반기 96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지역여행사들도 81개 중 76개사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30% 이하로 떨어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접종률이 높아지고 ‘위드코로나’ 단계를 검토하면서 지방공항 노선 확대를 추진토록 하겠다”고 답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로 미루지 말고 당장 다음 주 회의에서 결정해야 한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