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고] 위기의 지방대, 출구는 어디에 /원성현

  • 원성현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
  •  |   입력 : 2021-10-11 19:26:1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의 해외 활동 길이 막혀버렸지만 과거에는 매년 한두 차례씩 학생들을 데리고 일본 연수를 가곤 했다.

연수 프로그램 중, 재난방재센터 ‘화재 체험’은 정말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정전된 상태에서 출구를 찾아 빠져나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이맘때, 2021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올해 2월까지 6개월간의 대장정을 종료한 결과, 지역 대학이 받아 든 입시 성적표는 참으로 초라하다. 지역 거점 국립대조차 등록률 100%를 달성하지 못했고, 70~80%대의 등록률을 보인 대학도 많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재학생과 동문회가 들고 일어났고, 책임을 지고 총장이 물러나는 홍역을 치른 대학도 있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적어도 18년 전에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닥치고 나니 대학들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출구를 찾지 못해 두려움에 떨며 화재 체험하던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사실 올해 대학에 진학한 2002년생부터 학생 수가 급감했고, 2005년에 태어난 지금의 고 1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4학년도에는 학생 수가 가장 적을 것이라는 학령인구 감소 그래프를 10여 년 동안 봐왔으나 아직도 정부나 대학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동안 강제로 입학정원을 조정하더니 정권이 바뀌면서 이젠 선발인원 문제는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묘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학생 수가 재정의 직접적 산출 근거임을 잘 알고 있는 대학은 끝까지 버텨보자는 심산인 듯하다. 2021학년도 4년제 대학의 미충원 인원이 1만6400명이 넘는다는 보도자료가 있었는데 2022학년도 4년제 대학의 선발인원은 전년 대비 894명 감소한 데 그친 것을 보면 참으로 배짱 한번 두둑하다.

얼마 전에 끝난 2022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서울지역 대학 지원율은 대부분 전년 대비 중폭으로 늘어났고, 지역대학, 특히 사립대학은 상당히 낮아지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우리나라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이 극심한 나라에서는 학생 수가 감소하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수도권 대학 지원이 더욱 과도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과거, 학생 수가 많고 일률적인 교육과정 속에서는 지원율이 높아야 그 중 성적 높은 학생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른 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난센스다.

지원율이 낮아도 그 대학 그 학과에 적합한 학생을 안정적으로 선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보다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체계가 훨씬 공고해야 한다. 대학 교수들이 고등학생과 만날 기회가 제도적으로 많아야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특기 및 적성을 조기에 발견해 학과 선택에 도움을 줘야 한다.

무분별한 지원 남발을 억제하기 위해 현재 6회로 되어 있는 수시모집 지원횟수를 4회 정도로 낮추거나 안정적인 등록을 위해 정시모집 군별 선발 제도를 수시모집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또는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합하는 대신 학교생활 전 과정 중심의 ‘과정평가’와 자신이 처한 상황상 과정평가에 맞지 않는 학생을 위한 수능시험 중심의 ‘결과평가’ 체제로 명확히 구분해 선발 비율은 2 대 1, 지원 기회는 총 6회 정도 부여하는 쪽으로 개편하는 것도 괜찮다.

정부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위해 등록금 자율화를 인정해서 정원 감축으로 발생한 교비 결손을 확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정원 감축 및 유사 학과 통합에 앞장선 지역 대학에는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로 지원하게 되는 일반재정지원 금액을 지금보다 더 높이고, 일반 교직원 인건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약을 개선해야 한다.

과거, 화재 체험 현장에서도 출구는 있었다. 당황해서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 학령인구 감소라는 재앙적 위기 상황 앞에 놓인 국가와 대학에도 출구는 있다. 다만,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전 입학처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빅리그 거포 외야수 피터스 품을까
  2. 2박성훈, 윤석열 선대위 합류 “부산 현안 공약 반영 최선”
  3. 3PK 예산소위 3인 맹활약…김도읍도 막판까지 기재부 설득
  4. 4일주일 새 4번 PK 찾은 이준석…득표율 60%↑ 달성 총력전
  5. 5[정치 데스크 '인사이드'] 이낙연 대선 후보로 밀던 최인호, 이재명 지지층과 원팀 구성 견인
  6. 6부울경 8명 모이려면 7명 방역패스 있어야
  7. 7하단역 역세권에 학세권까지…탄탄한 생활인프라 갖춘 아파트
  8. 8양도세 비과세 상향 시기 미정에…잔금일 미루는 매도 급증
  9. 9[도청도설] NFT 광풍
  10. 10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36> 정영수 CJ 글로벌 고문
  1. 1박성훈, 윤석열 선대위 합류 “부산 현안 공약 반영 최선”
  2. 2PK 예산소위 3인 맹활약…김도읍도 막판까지 기재부 설득
  3. 3일주일 새 4번 PK 찾은 이준석…득표율 60%↑ 달성 총력전
  4. 4[정치 데스크 '인사이드'] 이낙연 대선 후보로 밀던 최인호, 이재명 지지층과 원팀 구성 견인
  5. 5‘조동연 악재’ 조기 진화 이재명…정책 행보로 반전 모색
  6. 6與野 선대위 진용 정비…이번주부터 본격 선거전
  7. 7이준석 화해·김종인 합류…윤석열 한 달의 방황 끝냈다
  8. 8안철수-심상정 6일 회동…제 3지대 연대 시동
  9. 9엑스포지원 결의안 통과…국회특위 급물살
  10. 10부산 사상구 국비 1440억 확보, 리버프런트 사업 탄력
  1. 1하단역 역세권에 학세권까지…탄탄한 생활인프라 갖춘 아파트
  2. 2양도세 비과세 상향 시기 미정에…잔금일 미루는 매도 급증
  3. 3부산표 착한 모바일게임 ‘캣점프’ 잘 나가네
  4. 4부산 영화 나아갈 길 <7> 부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5. 5내고장 비즈니스 <21> 통영시 ‘통영해물1번지 ’
  6. 6선배 상공인이 판 깔아준 ‘스타트업데이’ 열기 뜨거웠다
  7. 7고속도로 전기차 충전기, 내년까지 1000대로 확충
  8. 8어업 후계자 출신 법무사 ‘투잡맨’…바다 그리워 창업
  9. 9경성리츠 ‘올집 네스트 미아 2차’ 준공
  10. 10“오미크론發 소비심리 악화땐 내년 경제 충격”
  1. 1부울경 8명 모이려면 7명 방역패스 있어야
  2. 2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36> 정영수 CJ 글로벌 고문
  3. 3화물차 통행 문제로 두 쪽난 민심
  4. 4양산 외국인 여중생 폭행 4명 엄벌 국민청원
  5. 5학습권 볼모 사실상 백신 강제…학부모 반발
  6. 6오늘의 날씨- 2021년 12월 6일
  7. 7부산시 ‘여성 헬스케어산업 육성’이 양성평등 정책?
  8. 8부산 내년 국비 8조1592억…엑스포 유치 지원 170억 포함
  9. 9“2046년 부산 대학 70% 소멸…경남은 20%만 생존”
  10. 105일 부산 확진자 10명 중 7명은 돌파감염
  1. 1롯데, 빅리그 거포 외야수 피터스 품을까
  2. 2기업은행 또 감독대행 체제…바람 잘 날 없는 프로배구
  3. 3감독으로 돌아온 ‘타이거즈 맨’ 김종국
  4. 4골프 황제 복귀 초읽기…PNC 챔스 출전 유력
  5. 5전북, K리그1 5연패 새 역사 썼다
  6. 6예상 밖 조용한 FA 시장…소문만 무성
  7. 7롯데, 투수 이동원·내야수 박승욱 영입
  8. 8김한별 부활…후배 이끌고 공격 주도
  9. 9맥 못 추는 유럽파…황희찬 5경기째 골 침묵
  10. 1031년 만에 MLB 직장폐쇄…김광현 FA 협상 어쩌나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PK상임위장의 지역발전 약속
민홍철 국방위원장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21년 6월 25일 아침에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 땅에서 영원히 젊은이로 남은 그들
무위자연(無爲自然) 정신으로 살아가기
기고 [전체보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위한 국고지원 확대를 /서정도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해야 /이명원
기명칼럼 [전체보기]
일본 총선과 험난할 대일외교
복지국가 지속가능성과 기본소득
기자수첩 [전체보기]
기대되는 ‘걷기 도시’ 김해 /박동필
작년 산재로 스러진 882명, 세상에 당연한 죽음은 없다 /이준영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지금 한국인은 어리둥절하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피노키오의 거짓말과 디지털 세상 속도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야망과 깜냥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시 듣고 싶은 장인의 북소리
수신(修身)을 위한 음악 선비음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시·시의회 불통에 시민 피로도 상승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NFT 광풍
이색 대선 풍경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앞치마 입은 자영업자 영정사진 /김옥숙
슬기로운 코로나19 대처방법 /신우원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중국식 부세 간장조림 ‘홍소황화어’
굴 ‘알쓸신잡’
사설 [전체보기]
기업과 인재의 ‘탈부산’ 러시 못 막으면 미래 없다
부울경 국비 확보 성과, 알뜰한 씀씀이로 내실을
수소칼럼 [전체보기]
수소경제는 부산 성장의 기회 /이욱태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후협약 결론은 ‘어쩌고저쩌고’
혁신, 엑스포 그리고 해리티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중국 정부가 악수를 두고 있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돌봄’의 마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이재명 국감’ 관전기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너 해봤어?
정책 제언 [전체보기]
지방대학 대위기 ‘준공영제’로 넘자 /김종한
가상화폐 정책과 블록체인 특구 /김홍배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필하모니 감상시간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지방모순’ 타파 개헌, 뭐라도 하자
‘다시’ 검찰을 생각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영화 속의 와인
최고의 와인은 어디에 있을까?
특별기고 [전체보기]
‘대한민국 부산호’ 항해가 성공하려면 /오성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포디엄의 제왕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수운 유덕장의 ‘묵죽도’
‘불이선란’의 인장
  • 충효예 글짓기대회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