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쏠림에는 끝이 없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국책은행의 벤처기업 투자도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수도권 비중은 매년 늘어나 70%를 웃돈다.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국책은행의 투자가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는 데선 갈수록 움츠러드는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를 확인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 투자는 9515건(879억 달러)이다. 이 가운데 72.8%(6931건)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렸다. 반면 비수도권 14개 시·도는 17.1%(1603건)에 그쳤다. 부산에 대한 투자는 2.3%(222건)에 불과하며, 경남도 2.2%(210건)로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 투자 비중은 2018년 62.8%에서 올해 75.1%로 증가 추세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비수도권 투자 비중은 21.8%에서 12.9%로 감소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외국인 투자 격차가 이처럼 확대됐다는 건 외국인이 바라보는 두 지역의 기업 활동 및 사업 여건 차이가 그만큼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책은행 벤처 투자의 수도권 쏠림에 이르러선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실상이 드러나는 표본이어서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업은행이 투자한 벤처 231곳 중 80%(185곳)가 수도권에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실질적 투자라 할 수 있는 보통주 투자를 비수도권 벤처에는 한 건도 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의 수도권 투자 비중도 75%(184곳)에 달하며, 비수도권에 대한 보통주 투자 비중 또한 4.4%로 미미하다. 벤처기업의 생명은 미래가치다. 당장의 매출 실적보다는 장래의 시장성을 보고 투자한다. 하지만 채권 회수에 민감한 일반은행으로선 벤처 투자가 쉽지 않다. 정부가 벤처기업을 양성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국책은행에 투자를 맡기는 이유다.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건 정부라면 비수도권 벤처를 좀 더 고려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벤처 투자가 수도권에 쏠려 있다는 건 국책은행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 국책은행의 이런 행태에는 정부의 미약한 균형발전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국책은행의 기업 지원은 외국인 투자의 주요 요건이기도 하다. 이렇듯 수도권 위주의 지원 정책을 펴는데, 외국인이 선뜻 비수도권 기업에 투자할 마음이 나겠는가. 따라서 국책은행의 투자 마인드부터 재고해야 한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한 방법이다. 마침 부산시가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으로 산업은행을 우선순위에 둔 유치 전략을 수립했다고 한다. 산업은행 유치는 부산을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는 필요조건일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의 투자 마인드에 지역균형의식을 새기기 위해서도 긴요하다. 시에겐 산업은행 유치 명분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실행계획을 잘 세워 꼭 뜻을 이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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