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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통과 첨단의 공간 엘리베이터 /김지문

  • 김지문 한국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교수
  •  |   입력 : 2021-10-25 18:51:55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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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제작진이 만든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갖가지 게임은 기성세대들이 유년 시절 즐겼던 놀이가 대부분이다. 좁은 골목에 어둠이 깔리면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각자 제집으로 돌아갔다.

유년 시절 재첩국 장사의 구성진 목청이 골목의 어둠을 걷어내면 아침마다 우유를 배달하는 아주머니가 바쁘게 오갔다. 출근하는 아버지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아이들의 힘찬 목소리와 조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부스스한 얼굴에 눈을 비비는 학생들이 지나가고, 가방을 둘러멘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한바탕 휩쓸고갔다. 골목길은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오늘도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일터로 향한다. 현관에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철문에 가리면 수직 골목에는 정적이 흐른다. 면벽 수도자처럼 서 있다 문이 열려 이웃과 인사를 나누면 모든 눈길이 붉은 숫자의 변화에 집중된다. 비록 숨소리마저 다 들리는 좁은 골목에서 날마다 마주치지만,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나 할머니들의 정겨운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이웃과 인사를 나누며 만날 수 있는 밀폐된 공간, 그곳은 바로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는 기계와 전기 기술이 융합된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이동 수단이다. 1800년대에 처음 구상했다가 미국의 오티스가 추락 방지장치를 개발하면서 발전했다. 국내에는 1910년 조선은행 본점의 화폐 운반용 수압식 승강기를 시작으로 산업의 발전과 고층 건물의 등장으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 6월 현재 국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만 해도 75만 대가 넘는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동 수단인 엘리베이터는 하루가 다르게 개발돼 2016년 완공된 높이 530m의 중국 광저우 CTF파이낸스 빌딩에는 분당 1200m, 시속 72km 제품이 설치됐다.

최근 열린 ‘2021년 한국 국제 승강기엑스포’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인 현대 엘리베이터, 티케이 엘리베이터, 오티스 등이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기술은 와이어 방식으로만 가능했던 수직 이동을 자기부상 열차의 원리인 전자석을 이용해 수직과 수평 이동이 가능하게 한 개념이다. 이 같은 신기술은 엘리베이터의 제한된 이동 경로에 대한 기존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현재 이동 수단의 중심인 자동차만큼 미래에는 엘리베이터가 인간 사회의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간혹 사고 뉴스를 접하다 보면 ‘내가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는 안전할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고 해도 2만여 개의 부품 중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다중 안전장치가 있어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의 추락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확률과 비슷할 정도다.

고장이 발생하면 비상통화장치로 관리사무소나 점검 회사에 연락하고 기다리라고 안전 교육을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 갇히면 누구나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현재 운행 중인 모든 엘리베이터는 국가공인 자격증을 가진 승강기 전문 기술인들이 매월 자체 점검을 하고 연 1회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법정 점검을 한다. 특히 2020년 승강기 안전운행 및 관리에 관한 운영 규정 개정으로 점검자의 자격 조건이 강화되고 2인 점검을 의무화했다. 승강기 정비인력 양성기관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실무교육을 통해 빠르게 진화하는 엘리베이터 시스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비 인력을 양성하는 만큼 국민이 안심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좋겠다.

한국폴리텍 대학 동부산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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