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은 대선은 묘하다. 선거 참여 유권자의 과반 득표를 못해도 다른 후보보다 단 한 표 이상만 더 얻으면 5년간 나라와 국민 생활 곳곳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막강 권력을 쥐게 된다. 대선 승리 진영은 환호했고, 패배한 쪽은 온 세상을 잃은 분위기였다.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 캠프는 저마다 합심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마음 사기에 주력했다. 오직 승리를 위해 선거 캠프 내 갈등과 잡음 등 들추기 싫은 약점들은 일단 감추기 마련이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대선 과정에서 각 당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죽기 살기로 득표전에 나섰다. 그래도 새로운 시대 흐름을 읽어내는 후보 진영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인물 영입 이벤트는 기본이었다. 전임 정권의 실정에 대한 고리 끊기와 비판에 나서는 것은 당연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직선제 전·현직 대통령의 선거 과정은 그랬다.
제20대 대선이 96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내년 3월 9일 오후 6시 투표 마감 시간에 맞춰 진행될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현장에 전 국민은 물론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결과에 따라 각 캠프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과 제1 야당에서 선출한 양강 대선 후보 진영은 사활을 건 한 판 승부에 돌입했다. 익숙한 풍경이다.
각종 여론조사상으로는 양강 후보의 지지세가 각각 35% 안팎의 백중세를 유지하는 추세다. 두 후보에 대한 국민의 비호감도는 서로 60% 가까이 된다. 이런 상황에도 각 후보 진영의 선거 캠프 구성과 새 인물 영입 과정 등에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그림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그나마 2030 미래세대를 중심으로 핵심 전략을 꾸리는 것은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특히 각 당의 후보 경선이 끝난 뒤 이뤄진 선거 캠프 구성 과정은 볼썽 사납다 부끄러운 민낯을 국민 앞에 낱낱이 드러내는 것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압권은 후보 진영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야당 대표의 ‘당무 보이콧과 지방 잠행 논란’이다.
내년 선거 당일 어느 진영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 화면 앞에서 환하게 미소 지을지 아직은 종잡을 수 없다. 대선 ‘간 보기’ 시점의 각 후보 진영이 드러낸 행보에 대한 평가는 선거 결과에 따라 여러 갈래로 갈릴 것이다.종전과 다른 이 낯선 풍경을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쪽이 대선 승리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 분명하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