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유력 언론매체가 한국에서는 캐나다에서의 10년 치 일들이 한 달에 일어난다는 기사를 썼다. 좋은 일도 있지만, 염려스러운 일이 더 많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한국을 둘러싸고 풀기 어려운 숙제를 시도 때도 없이 던지기 때문이다. 한국 방공식별 구역에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나타나거나 일본의 독도 시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와중에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 때문이다. 그냥 버티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 이 나라와 잘못 엮이면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 여파다. 유럽은 미국 편에 섰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극자외선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기로 했다. 이 장비가 없으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불가능하다. 인구 300만 명이 안 되는 유럽의 리투아니아는 대놓고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 중국은 펄쩍 뛰고 있지만 이곳의 레이저기술이 없으면 중국의 첨단공장들이 어려워진다. 인도도 중국 편이 아니다. 이 나라는 중국과 국지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압박용 군사 정보 경제적 동맹도 맺어지고 있다. 오커스(AUKUS)는 중국에 대항하는 영국 호주 미국 간 군사동맹이다. 파이브아이즈(Five Eyes)는 영미권 5개국의 정보동맹체다. 쿼드(Quad)는 미국 호주 인도 일본의 경제동맹이다. 최근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110개국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발족시켰다.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서다.
둘째,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약 28% 정도는 부동산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2위 부동산 재벌 헝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다른 중국 부동산 기업들도 사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경제성장률도 문제다. 2021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18.9%였다. 하지만 이것은 2020년의 성장률이 워낙 낮아 일어난 기저효과(전년 대비효과)다. 2분기에는 7.9%로 낮아졌고 3분기는 4.9%다. 그렇다고 2022년에 호재가 많은 것도 아니다. 중국의 석탄의존 경제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과도한 탄소중립 목표와 호주와의 석탄수입 갈등으로 문제가 생겼다. 랴오닝성 등 동북 3성에는 전기가 끊길 정도다. 미국의 첨단산업에 대한 공격도 중국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반도체는 석유만큼 중요해졌다. 반도체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면 국가 자체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 이 산업을 미국이 공격하자 중국 반도체 대표기업인 칭화유니가 도산했다. 최첨단 반도체 장비도입이 어려워지자 중국 최대 시스템반도체 회사인 SMIC도 흔들리고 있다.
셋째, 중국 중심의 국제 공급망과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중국이 터 닦아 놓은 글로벌 공급망 지위를 타파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이 움직였다. 우선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미국에 거대한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동시에 삼성전자 TSMC 인텔의 중국 반도체 공장 확장을 막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외국기업의 철수도 빨라지고 있다. 나이키 도시바 MS 자라 아디다스 등이 철수했거나 계획 중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SK 롯데그룹 등은 이미 철수했다. 미국기업들은 속속 미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넷째, 중국정부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중국정부는 중국을 세계 중심국가로 만드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일대일로가 예다. 멀리는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 가깝게는 동남아시아를 육로와 해로로 연결해 중국의 영향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러면서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대국가에 강권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의 사드사태 때 중국은 중국관광객 입국과 한국의 대중문화수입을 금지시켰다. 한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막았다. 현대와 기아차를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최근에는 요소수 수출도 막았다가 마지못해 풀어주었다. 향후 더 큰 문제는 반도체나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 수출통제다. 이를 통해 말 안 듣는 국가를 혼내주겠다는 것이다.
이들 네 가지로 인해 한국의 중국으로 인한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첫째, 미국과 중국, 어느 편을 들든 손실은 불가피하다. 둘째,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경착륙은 한국에 치명적이다. 셋째, 국제 공급망 질서와 시장 재편에 대응하지 못하면 수출 위주의 한국경제는 존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넷째, 중국의 갑작스러운 희토류 등의 수출규제로 막대한 경제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이 아무리 잘해도 중국과 관계가 깊어지면 어떤 형태로든 피해가 발생한다.
최상의 방법은 중국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중국 없이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