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는 6900만 명이 넘는다. 그는 막강한 팬덤을 구축하면서 가상화폐 ‘도지코인’ 가격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그가 올린 트위터 내용에 따라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기도 한다. 2020년 5월에는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는 글을 올리면서 테슬라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 줄어드는 일도 있었다. 주주들 사이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머스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이유다.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에 나서는 그룹 총수들이 늘고 있다. ‘오너의 개인기’는 동전처럼 양면이 있다. 자칫하면 ‘오너리스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SNS 행보에 적극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음식 관련 콘텐츠를 올리면서 소비자에게 ‘용진이형’으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가 지난 6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올린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란 글을 인스타그램 측이 삭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정 부회장은 이에 항의하며 ‘멸공’을 붙인 글을 잇따라 올렸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정 부회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산 사진을 SNS에 올리며 멸공 발언을 옹호했다. 정 부회장의 발언은 홍콩 유력 매체에 소개됐고 중국 대상 사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지난 10일 신세계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6.8% 빠지기도 했다.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먹튀 논란’으로 큰 실망감을 안겼다. 그는 카카오페이가 상장된 지 한 달 여 만에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 경영진이 주식을 내다 판다는 것은 ‘지금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 하락을 이끈다. 그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쇄도하자 지난 11일 공동대표에서 사퇴했다. 이번 논란으로 카카오 주가는 전고점 대비 30% 이상 빠졌다. 회삿돈 2215억 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도 과거 오너리스크가 터져 주식 거래가 정지된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연초부터 기업을 이끄는 대표들의 언행으로 회사 주가가 요동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당할 경우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