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롯데타워가 또 시민 입길에 올랐다. 이번엔 부산시가 단단히 벼르고 롯데그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부지에 조성 중인 롯데타워는 현재 가동 중인 백화점동 아쿠아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과 랜드마크 역할을 할 타워동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2013년 터파기 단계에서 중단된 타워동 건립이다. 시가 그제 롯데의 타워동 사업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며 백화점동 등에 대한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5월 31일까지 타워동과 관련, 시와 롯데가 의견을 모으지 못할 땐 임시사용승인 기간이 만료돼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가 불가피하다.
부산시로선 초강수를 둔 셈이다. 타워동 건축이 차일피일 미뤄져온 것이 사실이고, 구체적인 콘텐츠나 사업 추진 로드맵도 미흡하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부산롯데타워 건축허가가 2000년 났으니 22년이나 흘렀으며, 백화점은 2010년부터 12년째 임시사용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시민이 언제까지 희망고문을 당해야 하느냐”며 시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이 같은 강공 모드의 계기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는 실무협의와 지난해 12월 롯데가 제출한 타워동 사업추진 계획이다. 이 계획엔 일본의 유명 건축가 쿠마켄고와 협업해 디자인을 변경, 건축심의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겠으며 오는 4월께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시는 이마저도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보는 것이다.
타워동 건립은 난개발 우려와 수익성 확보라는 현실적 이해가 엇갈리면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처음 롯데가 구상한 타워동은 주거와 숙박시설이 포함된 428m 107층짜리 초고층 건물이었다. 난개발 우려로 이 계획이 차질을 빚자 주거 시설을 빼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사가 연기됐다. 돌파구가 마련된 건 2019년 전망대와 공중수목원을 포함한 56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로 계획을 변경하면서다. 이를 두고 2020년 9월 시 경관위원회에서 시민의견 수렴을 통한 타워동 전체 디자인 재검토, 중·원경 경관 시뮬레이션 자료 추가 등을 이유로 재심의 의결을 내리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속이 타는 건 롯데그룹이다. 창업주인 고 신격호 선대 회장의 고향 사랑으로 시작된 사업인만큼 최고의 건물을 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사드 파문’에 이은 중국 시장 유통 사업 철수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손실 등 그룹 안팎의 사정이 예전같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게다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타워동 계획안은 큰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최고의 계획안을 만들고, 최선의 실행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그게 결자해지다. 부산시도 원만한 협의를 위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광복점이 폐쇄되면 입점한 800여 개 점포가 철수하며 이곳에서 일하는 2800여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이를 협상 카드라고 내놓는 건 지나치다는 여론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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