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이 칼럼] 향후 5년, 새 정부의 과제

  •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  |   입력 : 2022-03-10 19:57:1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지난 30여 년의 그것과 다르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을 의미하는 ‘뉴노멀(New Normal)’이란 용어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과거의 표준이던 ‘올드 노멀(Old Normal)’은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을 근간으로 삼는 ‘큰 시장 작은 정부’ 노선의 시장만능주의였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상은 세계적 저성장 추세 속에 고용의 불안정성과 소득의 불평등·양극화가 더 커질 개연성이 높다. 그러므로 뉴노멀은 정부의 개입을 통해 시장실패를 극복하고 경제·복지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개념이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대면 경제와 에너지 전환이 중요해졌다. 장차 다가올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디지털뉴딜(디지털 전환), 그린뉴딜(에너지 전환), 휴먼뉴딜(사람 투자와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균형뉴딜(국가의 균형 발전)은 새 정부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 하겠다.

하나 더 있다. 가장 어려운 과제인데, 바로 ‘인구구조의 위기’(저출생·고령화)가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 7.3%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3%)를 거쳐 2025년 초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20.3%)에 도달한다. 25년 걸린다. 프랑스 154년, 미국 94년, 독일 77년, 일본 36년에 비해 엄청 빠르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비중은 2020년 15.7%, 2022년 17.5%, 2025년 20.3%, 2030년 25%, 2040년 33.9%, 2050년 39.8%, 2060년 43.9%로 급증한다. 이는 장기간의 심각한 저출생 탓이다. 우리나라는 1985년부터 줄곧 OECD 기준의 ‘저출생’ 상태였고, 2002년부터 ‘초저출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장차 세계적 저성장 추세 속에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은 더 커질 것이고, 지난 36년 동안 계속된 저출생 탓에 노동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고,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 수입은 줄어들고, 정부의 재정 능력 축소에 더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복지 수요의 급증은 우리 사회를 파국적 상황으로 내몰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시장주의 모델이나 남유럽 복지국가 모델은 국민행복 수준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체제의 지속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행복 수준과 경제·복지 체제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이고, 또 최근 20여 년 동안 독일이 이룬 복지국가의 성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가 만들어갈 나라는 경제·일자리·복지의 유기적 통합 체계로 이미 선진국에서 성과가 입증된 ‘보편적 복지국가’라 하겠다. 여기서는 보편적 복지, 적극적 복지, 공정한 경제, 혁신적 경제가 유기적·통합적으로 잘 작동하기 때문에 국민행복 수준이 높고 경제와 복지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간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네 가지 원칙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첫째, 보편적 복지는 일생에 걸쳐 복지 필요가 있을 때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인데, 중산층을 포함해 국민 누구에게나 필요에 상응하는 복지 혜택과 기회의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므로 경제사회적 격차를 줄여주고 경제의 역동적 성장에 기여한다. 둘째, 적극적 복지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국민을 더 창의적이고 유능하도록 돕는 것인데, 일자리를 매개로 경제와 복지를 유기적 통합체로 보는 복지국가의 개입 전략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에서 큰 성과를 낳는다.

셋째, 공정한 경제는 경제민주화와 노동 체제의 재편을 포함하는데, 경제의 불공정 체제를 개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차분배의 구조적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혁신적 경제는 위의 세 가지 원칙이 유기적으로 작동함으로써 달성되는 경제 체제의 성과물인데, 창의성·다양성·유연성을 중시하고 혁신적 중소기업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위의 네 가지 원칙을 통한 경제·일자리·복지의 유기적 통합 체계를 말하는데, 윤리적·정치적 정당성뿐만 아니라 재정적·정치적 지속가능성도 매우 높다. 예정된 인구위기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장차 10년 이내에 이런 유형의 한국형 복지국가를 건설해야만 한다. 그래서 차기 정부 5년은 너무나 소중하며, 이 기간 안에 OECD 평균 수준까지 복지국가 발전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복지국가 정당 정치’의 새 시대가 요구된다. 국민의힘은 시장만능주의 적폐를 극복함으로써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국제적 기준의 중도보수 정당이 되도록 개혁을 추진해야 하고, 민주당은 기본소득 포퓰리즘을 폐기하고 반민주 기득권 적폐를 해소함으로써 중도진보의 복지국가 정당으로 건강하게 다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구조를 깨고 선진 복지국가에서 볼 수 있는 ‘합의제 민주주의’ 정치 질서를 구축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국민행복의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목표한 대로 장차 10년 이내에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