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원들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여기저기서 한숨이 나온다. 대다수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하지 못해 벼랑 끝에 몰렸는데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다고 하니 그럴 만하다. 억대 연봉자를 보며 자신의 초라한 형편이 서글퍼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 중 2019~2021년 3개년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8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 평균 연봉 1억 원을 넘는 기업이 총 21곳이었다. 또 연봉 상승률을 고려하면 올해는 31곳가량은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 이른바 ‘1억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도 지난해 1억 원을 넘겼다고 한다.

기업이 이익을 직원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좋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아쉬울 뿐이다. 이는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광역자치단체별 상위 1% 근로소득자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2020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을 분석한 결과, 상위 1% 근로소득자 100명 중 75명이 수도권 직장에 다닌다.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뜻으로,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상위 1000대 기업의 74%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당연하다. 청년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지방을 떠나고 있다. 결국 일자리가 수도권 집중화의 악순환을 부른다. 수도권과 지방 간 일자리 불균형은 지방을 더 궁핍하게 하고 지방 소멸 위기로 이어진다.

부산에는 매출액 100대 기업은 고사하고 1000대 기업(2020년 매출액 기준)도 29곳에 불과하다. 갈수록 부산 기업의 위상이 쪼그라들면서 직원의 연봉도 수도권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가 지방에 많이 생기도록 하는 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기업 본사나 제2본사가 지방에 이전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줄 방안을 세워야 한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금융중심지 부산을 완성시키는 방점이 될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산업은행 이전이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수협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여러 국책·특수은행들의 본점을 부산으로 오게 하는 마중물이 된다면…. 은행 따라 기업 본사도 부산으로 옮겨오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